“출장정지 처벌받은 선수들은 1,120만달러를 잃고
핵심 선수 3명을 잃은 팀은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고
시즌티켓을 산 팬들은 백업선수들만 잔뜩 보게 됐다.”
“The day after…”
론 아테스트란 ‘시한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쑥밭이 됐다. NBA 동부 컨퍼런스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 졸지에 선수가 모자라 경기를 치르기도 힘든 딱한 신세로 변했다. 시즌 티켓을 산 페이서스 팬들도 백업선수들만 잔뜩 보게 돼 억울하다.
데이빗 스턴 NBA 커미셔너의 KO 펀치가 페이서스를 눕혔다. 페이서스는 지난 20일 폭력사태로 인해 작년 ‘올해의 수비수’로 뽑혔던 올스타 포워드 아테스트, 간판스타 포워드 저메인 오닐, 슈팅가드 스티븐 잭슨 등이 최소한 25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아 이제는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 다음 경기에서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6명에 불과했던 페이서스는 단숨에 한 시즌 계획이 날아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스톤스를 누른 원정경기 종료 45.9초전 피스톤스 센터 벤 월래스에 쓸데없이 과격한 파울을 가해 폭력사태를 일으킨 아테스트는 관중석에 뛰어들어 팬과 주먹싸움까지 벌인 죄로 올 시즌 더 이상 뛰지 못한다. 오닐은 25경기, 잭슨은 30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았다. 이들은 그 동안 급료도 받지 못한다. 아테스트는 530만달러, 오닐은 400만달러, 잭슨은 190만달러짜리 주먹을 휘두른 셈이다.
셋은 게임당 62.5점을 합작하고 있는 페이서스의 핵심선수들이다. 아테스트는 팀 최고 수비수인 올스타며, 오닐은 팀 최고 공격수인 간판스타다. 게다가 잭슨은 지난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명사수인데 기껏 데리고 온 뒤 쓰지도 못하게 돼 허무하다.
페이서스는 아무래도 아테스트를 방출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 동안 수많은 테크니컬파울로 팀에 해를 끼쳤던 아테스트는 최근에는 랩 음반 제작 때문에 너무 바쁘다면서 릭 칼라일 감독에 휴가를 달라고 말했다가 팀 내에서 출장정지 처벌을 받는 등 정신상태가 의문스러운 선수이기 때문이다. 아테스트는 폭력사건이 벌어진 그 날에도 컵을 던진 팬을 쫓아 관중석으로 올라가 애꿎은 사람을 때렸다.
홈 팬들과 주먹다짐을 할 이유가 없었던 피스톤스는 월래스가 6경기, 찬시 빌럽스와 데릭 콜먼이 1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은 것이 전부다. 피스톤스의 래리 브라운 감독은 이에 대해 “인디애나가 불쌍하다. 한 시즌 계획이 그렇게 날아가다니 내 마음도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턴 커미셔너는 페이서스를 KO시킨 중징계에 대해 “관중석 팬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선수가 관중석에 뛰어들어 팬들과 주먹싸움을 벌이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 관련된 선수들이 일제히 신장이 2m를 넘는 ‘거인’들이란 점을 감안하면 얻어맞은 팬들이 크게 다치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한편 아테스트와 오닐의 에이전트는 스턴 커미셔너의 처벌이 불공평하다며 어필을 검토중이라고 했고, 페이서스의 허브 사이먼 구단주도 “다들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 같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NBA는 최소한 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일은 스턴 커미셔너가 유일한 ‘판사’인 리그라 처벌이 변경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턴 커미셔너는 자신이 내린 처벌에 대해 이미 “판정은 전원일치였다. 1-0”이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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