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스킨스의 제왕’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그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새별 애덤 스콧(호주)을 따돌리고 PGA 메릴린치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커플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릴로지골프장(파72. 7천85야드)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11개의 스킨을 싹쓸이하면서 64만달러를 거머쥐었다.
우즈는 5개의 스킨을 차지해 31만달러를 챙겼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던 소렌스탐은 1개의 스킨도 따내지 못해 빈 손으로 돌아섰으며 첫날 혼자 5만달러를 땄던 스콧은 이날은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이로써 커플스는 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5회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웠고 통산 상금액도 351만5천달러로 늘려 ‘스킨스의 제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커플스는 또 95년, 96년에 이어 두번째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커플스는 우승하리라는 기대는 없었다며 그저 좋은 샷을 날리자는 생각 뿐이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승부는 전날 3번홀∼9번홀에서 넘어온 25만달러를 합쳐 30만달러가 걸린 10번홀(파4)에서 사실상 갈렸다.
커플스의 두번째샷은 홀과 8m 가량 떨어진데다 퍼트 라인도 쉽지 않았지만 커플스가 굴린 볼은 슬쩍 휘어지며 홀에 떨어졌다.
퍼팅 한방으로 한꺼번에 8개의 스킨을 독식한 커플스는 전날 5만달러를 벌어들인 스콧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곧바로 우즈의 반격이 이어졌다.
11∼14번홀에서 주인을 찾지 못해 모두 5개의 스킨이 쌓인 15번홀(파4)에서 1.8m 버디 찬스를 만들어낸 우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31만달러를 쓸어 담았다.
1만달러 차이로 우승 경쟁을 벌이던 커플스와 우즈의 승부는 결국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첫번째 연장전에서 우즈와 커플스는 나란히 버디를 잡아내 소렌스탐과 스콧이 떨어져 나갔고 우즈와 커플스의 맞대결로 펼쳐진 연장전은 18번홀과 17번홀(파3)을 오가며 4차전까지 이어지는 접전이었다.
두번째 연장전인 17번홀에서 우즈에게 먼저 기회가 왔지만 3m 버디 퍼트는 야속하게 홀을 비켜갔다.
3번째 연장전에서는 우즈와 커플스 모두 4m 이내 버디 기회를 놓쳤고 우즈는 아이언으로 땅을 때리며 실수를 자책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시 17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우즈는 티샷을 물에 빠트리고 말았고 커플스는 안전하게 그린에 볼을 올린 뒤 2퍼트로 파를 잡으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는 스킨스의 제왕과 연장전을 벌였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라고 엄살을 떨었고 소렌스탐은 힘든 하루였지만 즐거웠다고 말했다.
첫날 전반 9개홀에서 그럭저럭 버텨내던 소렌스탐은 버디는 1개도 뽑아내지 못했고 2차례 보기를 범하는 등 뚜렷한 기량 차이를 드러냈다.
스콧은 14번홀(파4)에서 무려 372야드가 날아가는 장타를 뿜어내는 등 선전을 펼쳤지만 노련한 커플스와 우즈에게 발목을 잡혀 5만달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승부가 갈린 홀은 불과 4개홀에 그쳐 22년째를 맞는 대회 사상 최소 기록이 세워졌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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