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즈프리…‘안전 과신’은 마세요
일반 운전자보다
셀폰 사용 실수많아
다시 거느라 시간소모
“주의분산은 똑같아”
라이스 대학 부총장인 대로우 자이덴스틴은 자신의 자동차 2005년형 애큐라 RL 안에서 말로 모든 일을 해결한다. 그가 가까운 곳에 있는 주유소나, 현금 인출기를 찾거나 전화를 걸라고 말로 명령하면 자동차가 길 안내를 하고, 셀폰을 돌려 걸어주기 때문에 그는 손가락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커 가는 추세가 바로 그처럼 운전자들이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필요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하이텍 장치를 장착하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 및 하청업자, 셀폰 제조사들은 이 ‘핸즈 프리’ 테크놀러지가 운전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각종 차내 기기들에 족쇄를 채워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얼마나 안전한 것일까? 요즘 제시되는 증거를 보면 생각만큼 안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전체 자동차 충돌사고 중 25~30%는 음식을 먹거나 셀폰으로 이야기하거나 라디오 채널을 바꾸는 등 온갖 이유로 인한 운전자의 주의산만이 원인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셀폰 사용자 수가 1억6,300만명이 넘고 그중 다수가 운전중 전화를 사용하는 요즘, 안전 전문가들은 한눈 팔다 일어나는 사고가 증가할 것을 염려해 왔다.
이미 플로리다, 뉴저지, 뉴욕, 워싱턴 DC 등지에서는 운전중 셀폰을 손에 들고 통화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대신 헤드세트, 스피커폰, 또는 자동차에 내장된 전화 사용을 의무화시켰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규제담당관이나 소비자 운동가, 일부 안전연구가들은 핸즈 프리 테크놀러지로 인해 느끼는 안전감은 망상일지도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
최근 국립 고속도로교통안전청 연구에 따르면 핸즈프리 셀폰 어댑터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한 손에는 운전대, 다른 손에는 셀폰을 잡고 있는 다른 운전자들보다 더 안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핸즈프리 장치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은 손으로 눌러 전화를 거는 운전자보다 실수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40%가 다시 거는 등 전화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은 운전자들이 핸즈프리 테크놀러지가 제공하는 편안함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운전자들은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을 때도 쉽게 한눈을 파는 것이다.
각 주의 법은 주행중 셀폰을 제외한 다른 자동차 내 기기들, 즉 내비게이션 시스템, DVD 플레이어 등을 운전자가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일은 제조업체들에 맡겨 놓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 다임러 크라이슬러, 포드와 도요타 같은 세계의 최고 자동차 제조사들 대부분이 가입한 자동차제조사 연합이 마련한 자동차 내 테크놀러지 안전 기준에 따르면 차내 TV나 DVD는 주행중인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고,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주행중에는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또 작동하는데 2초 이상 걸리지 않을 것도 요구하고 있다.
그래도 일부 전문가들은 내비게이션 시스템, DVD 플레이어, 스피커폰, 위성 라디오 등 차내 기기가 너무 많아 운전자들의 주의가 분산되는 것을 우려하는데 그런 최신 기기들이 자동차에 도입된 기간이 짧아 관련 연구도 별로 없는 형편이다. 미시간 대학 교통연구소 소속 학자 폴 그린이 감독한 한 연구는 운전자로 하여금 차선 바꾸기 같은 운전시 늘 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작동시키라고 했더니 소요시간이 5.4초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제공하는 안전상의 장점이 단점보다 크므로 결국은 시설보다 운용이 문제인데 블루투스 무선 테크놀러지를 이용, 셀폰을 차내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해 놓은 자이덴스틴은 각종 최신 기기들로 가득 찬 자신의 자동차가 그런 것들이 없던 옛날 차보다 덜 안전하거나, 정신을 산란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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