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월남국수·채식 부페·캐이터링 업소
“No MSG” 선언으로 웰빙 관심 손님들 끌어
얼마 전 타운내 웨스턴가의 ‘북창동 순두부’를 찾은 직장인 김모씨는 웨이트레스에게 자신이 원하는 순두부의 종류와 매운 정도를 밝힌후 추가 질문을 받고 조금 황당했다. “MSG 넣은 거요? 안 넣은 거요?” ‘식당 음식에 화학조미료는 기본 아닌가’고 생각했던 김씨가 모르는 사이 이 식당은 몇 개월 전 MSG를 뺀 순두부라는 새 메뉴를 개발했던 것이다. 평소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김씨가 ‘No MSG’를 주문했음은 물론이다.
한인사회가 웰빙을 생활 속에 적극 수용하면서 요식업계의 ‘No MSG’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조리시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선전하는 식당이 종종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시원한 국물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내고향 해물 손칼국수’는 북창동과 달리 처음부터 아예 모든 메뉴에서 MSG를 배제했다. 10가지가 넘는 해산물로 만든 천연 조미료를 서울에서 공수해 온다는 조맹일 사장은 “거기에다 통밀로 만든 밀가루를 섞어 업소에서 직접 만든 손칼국수와 수제비가 대표 메뉴여서 단골들도 몸을 아끼는 한인들”이라고 전했다.
고객의 건강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어 마케팅에도 효과적인 요식업계의 이같은 선택은 특히 이제 일부 한식당을 넘어 월남국수 식당과 대량 주문 위주의 케이터링 업소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약 두 달전 웨스턴과 5가 인근에 문을 연 ‘우리마을 월남국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MSG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독특한 메뉴인 오리구이 월남국수 메뉴와 더불어 집중 광고하고 있다.
6가와 웨스턴 인근에 자리잡은 ‘이조 캐더링’은 지난 5월 문을 연 이래 줄곧 MSG 없는 음식을 판매해 왔다. 노건옥 대표는 “8년간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천연재료로만 맛을 내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가족 같은 고객들에게 오래 먹으면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일 수 없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표에 따르면 이 업소는 LA 한국문화원으로부터도 종종 행사음식 주문을 받는데 잡채, 갈비 등을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한다. 결국 No MSG는 한국 음식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는 데도 기여하는 셈이다. 이 업소 외 타운내 ‘꼭지 캐더링’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또 윌셔 블러버드와 윌셔 플레이스 코너에 17일 문을 여는 채식 부페 ‘살림’도 건강위주의 식단에 맞게 당연히 화학조미료 추방을 선언했다.
자연주의 트렌드는 특정 음식을 좋아하지만 인공 조미료 때문에 기피하던 한인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타운 직장인 양모씨는 “월남국수를 좋아했었는데 먹고나면 몸이 좋지 않아 한 동안 먹지 않았다”며 “MSG 없이 맛을 내는 식당이 생겼다니 동료들과 한 번 찾아가 볼 생각”이라며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한 ‘No MSG’ 식당의 증가를 반겼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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