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타운 경기는 다운타운과 한국 경기의 영향으로 시원찮았던 반면 권리금과 렌트는 부동산 경기 호황, 한국의 자본·인구 유입으로 천정부지로 솟았다.

송년시리즈 ■ 2004 경제 파노라마

부동산 경기 호황 한국 돈·인구 몰려 가격 급등

⑦ 권리금 과열


월 매상 30만달러 식당 200만 달러, 매상 2만4,000달러 달러 비디오업소 70만달러, 코인 론드리 60만달러.
한때 ‘꿈의 가격’으로만 생각됐던 식당 가격이 간판만 걸었다하면 100만달러를 넘고 있다. 올 한해 한인사회의 비즈니스 매매가의 현실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월 매상이 약 30만 달러인 한인타운의 B식당이 200만 달러, 16만∼18만 달러인 N식당은 130만 달러, L식당은 12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월 순수익이 1만2,000달러인 올림픽가의 한 비디오업소가 최근 7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는가 하면, 순익이 비슷한 타운의 한 코인론드리는 60만 달러에 팔렸다.
그동안 세탁소의 거래가격은 평균 매출의 15배 내외, 리커 스토어 7배내외, 비디오업소 20배 내외선의 소위 ‘배수공식’이 무너졌다.
‘GMAC 부동산뱅크’의 정인기 사장은 “2∼3년 전 대성옥, 호돌이분식 등 타운의 일부 한식당을 시작으로 100만 달러 시대가 열린 뒤로 가속화되고 있다”며 “예전엔 투자금을 2년 안에 회수하면 성공이라고 했으나 요즘은 최소 3년은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매매가 완전 셀러 마켓으로 돌아섰다. ‘싫으면 말고’ 식이다.
이같은 비즈니스 가격의 고공행진 원인은 부동산 경기 호황과 한국 자본·인구의 유입.
‘뉴스위크’는 지난 9월 올 상반기 한국인의 해외이주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많은 8억6,700만 달러에 달했고, 친척들에 대한 해외송금도 15% 증가한 5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자금이 LA와 뉴욕 등지의 주택과 상가, 골프장 매입에 쓰이면서 부동산 과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2∼3년 전 바람이 불었던 E2(해외투자) 비자는 지난 6월 한국의 금융감독위원회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해외 송금을 규제한 이후 다소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 비즈니스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타운에서 오래 장사하던 업주들이 사업체를 팔고 외곽 신흥도시로 나가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타운서 8년 간 운영하던 커피샵을 지난해 70만 달러에 팔고 노래방도 곧 정리할 계획이라는 손모 사장은 “타운 렌트가 너무 뛴 데다 주류단속도 심해 노스리지로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며 “가치가 한참 올라있을 때 큰 돈 챙기고 몇 년 후 권리금이 내리면 돌아온다는 업주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기존 업주는 물론 신규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발렌시아, 리버사이드, 테미큘라 등 신흥 도시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운의 장소를 물색하는 데 1년여를 소요했다는 퓨전 일식당 ‘사뽀로 런던’의 로즈 조 사장은 “아이템만 잘 찾는다면 오히려 타운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면서 타운 밖 손님들을 흡입, 경제를 살찌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이 부동산 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타운 렌트값도 상식선을 넘어섰다.특히 타운 경기는 다운타운과 한국 경기의 영향으로 시원찮았던 반면 권리금과 렌트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의 허리가 휘었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