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6명꼴 사고 경험…경험자 13.6%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지하철 기관사들의 정신장애가 승객들의 안전을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팀은 지난 4~5월 도시철도공사와 서울지하철공사, 철도청 등의 기관사 6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 경험자가 전체의 59.7%로 사고 경험이 없는 기관사(40.3%)보다 훨씬 많았다고 27일 밝혔다.
우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이날 오후 대한불안장애학회 주최로 열린 ‘재난과 정신건강’ 출판 기념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375명)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여부를 조사한 결과 유병률이 13.6%에 달했다.
PTSD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악몽, 환각, 불면 등의 정신질환을 말한다.
또한 공황장애 부문의 설문에 응답한 622명 중 5%(31명)가 공황장애로 진단됐으며 일부 공황 증상을 나타낸 기관사도 8%(50명)나 됐다. 이는 일반인의 평균 공황장애 유병률 2~3.5%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특히 공황장애로 진단된 31명과 일부 공황 증상을 나타낸 50명의 사고 경험률은각각 74.2%, 80%에 달해 사고경험이 있으면 공황장애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하철 기관사들은 사고 경험 여부에 따라 스트레스 증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의료진은 사고경험 기관사의 12.4%(46명)와 29.8%(29.8%)를 질병가능군, 요주의군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들은 ‘사고 후 회사나 기타 기관에서 제공해줬으면 하는 서비스’로 정신적 안정을 위한 충분한 휴식(51.6%), 정신과 면담이나 전화상담(16.2%), 신속한 사고처리(0.9%), 경찰서 출두문제 개선(9.3%) 등을 꼽았다.
지난해 서울지하철공사의 집계를 보면 연간 사상자가 48명으로 전년 24명에 비해 2배나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도시철도공사가 집계한 사상자도 2002년 24명에서 34명으로 1.4배 늘었다.
우 교수는 지하철 사고의 증가는 현장에서 직접 사고를 목격하고 시신을 처리해야 하는 기관사들에게 정신장애를 일으켜 또 다른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이 이번 조사결과 사고 경험이 있는 기관사는 스트레스와 우울, 분노 증상이 높아일에 대한 의욕과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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