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제네거가 몰던 총맞은 차 내가 몰아볼까
일리노이주 ‘볼로 자동차 박물관’
스타 손길 느낄수 있어 소장 매력
볼로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된 블루스 브라더스와 그들의 경찰차.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터미네이터 3’에서 몰던 장의차. 기관총에 맞은 구멍이 숭숭 나 있다.
디즈니 영화 ‘인스펙터 개짓’에 출연했던 자동차 내부.
볼로는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서치 스크린에도 길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 일리노이주의 작은 마을. 할리웃 영화에 출연했던 자동차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이 자리잡을만한 곳은 아니지만 ‘볼로 자동차 박물관’은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가 100대 이상의 시카고 경찰차를 못쓰게 만들어 놓은 자동차 추격을 시작한 가상의 장소인 레이크 와자파마니의 팰리스 호텔 볼룸과 시카고의 중간쯤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어쨌든 블루스 브라더스가 몰았던 일리노이주 마운트 프로스펙트의 1974년형 경찰차를 비롯, 아담 웨스트의 TV 시리즈에 출연했던 ‘뱃모빌’, ‘웨인즈 월드’에 나왔던 1967년형 페이서, 기타 액션 영화에서 바퀴 주변에 연기깨나 피웠던 자동차들이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데 그중 많은 것이 최근 매물로 나왔다.
이달까지만 해도 이 영화에 나왔던 차들은 이 박물관의 영구 소장품이었다. 원래 윌리암 그램스가 1960년대에 시작한 중고 가구점에서 그의 아들 그렉이 수집용 차량의 복구 및 미국산 머슬카 판매를 주로 하던 곳인데 윌리암의 손자인 브라이언이 1990년대초 캘리포니아의 맞춤 차량 제작자 조지 배리스가 만든 영화 출연 차량 일부를 손에 넣으며 콜렉션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국 영화에 출연했던 차량 30여대로 노변의 구경거리이자 판매용 전시실을 겸한 박물관이 탄생했고, 스타 자동차들은 관련 영화 장식품을 곁들여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차츰 전시 공간이 좁아져 이번에 대형 거라지 세일을 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사실 지금은 캘리포니아주지사가 된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몰았던, 옆으로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기관총탄 구멍들이 숭숭 났지만 마일리지는 아주 낮은 캐딜락 장의차 같은 것을 다른 어느 곳에서 살 수 있을 것인가?
볼로에서 65마일 떨어진 위스컨신 제인스빌에 살면서 한달에 두번씩 이곳에 습관적으로 들르는 짐 튤리스가 이번 세일의 첫 고객으로 ‘킬 빌 볼륜 2’에서 우마 서먼이 운전한 폭스바겐 칼만-기아 컨버터블을 1만4,000달러에 구입했다. 그 값이면 새차도 장만할 가격이지만 그 영화 출연진 전원이 서명한 포스터와 칼까지 덤으로 얻었기 때문에 튤리스는 매우 만족한 가운데 정기적으로, 특히 여름엔 더 자주 그 차를 타고 다닐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만 멋져 보이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운전은 할 수 없는 차도 있다. 1999년에 나온 매튜 브로더릭이 주연한 ‘인스펙터 개짓’에 나왔던 개짓 모빌중 하나는 1964년형 링컨 컨티넨털과 비슷하지만 반으로 잘라져 있고,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했던 ‘플러버’에서 공중으로 날아다니던 선더버드는 엔진도 없는, 가벼운 플래스틱이다. 물론 가격도 2,800달러로 비교적 싸다.
가까이 살펴봐도 멋진 차들도 많다. 슈와제네거가 ‘터미네이터 3’에서 운전했던 장의차에는 원래 기관총을 맞을 때마다 터지도록 작은 폭발물들도 설치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없고 구멍만 남아 있다. ‘백 투 더 퓨처’에 사용됐던 들로리언도 있는데 이것은 비매품이다.
영화 촬영에 사용됐던 자동차가 마지막까지 남아서 박물관에 전시까지 되기는 쉽지 않다. TV 쇼 ‘듀크스 오브 해저드’에서 제너럴 리가 사용한 수백대의 1960년형 다지 차저 R/T중 촬영이 끝날때까지 온전히 남은 것은 단 12대 뿐이었다. 게다가 요즘은 영화 촬영에 사용한 차를 팔지 않고 각종 프로모션이나 자동차 전시회에 출품하는 복잡한 마케팅 거래 때문에 스타 파워를 갖춘 자동차를 수집할 기회는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제임스 본드가 운전한 애스튼 마틴 같은 진짜 유명한 자동차는 결코 수집가의 손에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터미네이터 3’의 시작부분에서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훔친 도요다 툰드라 픽업 트럭은 지난 주말 이 박물관의 세일이 시작되자마자 팔렸다.
어떤 차들을 파나
도요다 툰트라는 팔렸지만 아직 다음과 같은 매물들이 남아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박물관 웹사이트 www.volocars.com에서 얻을 수 있다.
▲ 1999년형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 택시
올해 개봉한 영화 ‘택시’에서 퀸 라티파가 지미 팰런을 태우고 다닌 차로 가격은 2만9,998달러.
▲1988년형 포드 토러스 경찰차
‘로보캅 3’의 특수효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동차. 1만9,998달러.
▲1963년형 포드 선더버드 스포츠 로드스터
1997년에 나온 영화 ‘플러버’에 사용된 엔진이 없는 자동차. 2,998달러.
▲1951년형 스투드베이커 챔피언
‘배트맨 포에버’(1995), ‘배트맨과 로빈’(1997)에서 가섬 시티 경찰차로 사용됐다. 가격 2만9,998달러.
▲ 1929년형 포드 경찰차 복제품
1999년에 영화 ‘그린 마일’에 출연했다. 2만1,900달러.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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