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마켓·관광사 등 연중무휴 영업 크게 늘어


15년전 오픈 때부터 24시간 365일 영업 하고 있는 ‘엄마집’ 식당.



한인타운 대형마켓들은 ‘휴일을 모르는’ 대표적인 연중무휴 업소다.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웨스트LA에 거주하는 이민 1년차 허모씨 가족은 휴일을 맞아 모처럼 샤핑도 하고 외식도 할 겸 차를 몰고 나섰다. 하지만 웬걸. 20여분 드라이브해 찾아간 샤핑몰은 굳게 문을 닫았다. 요기라도 할 요량으로 인근의 맥도널드를 들렀지만 그 곳 역시 ‘Close’란 사인이 선명히 붙어있었다.
‘다행히’ 그의 가족은 그날 문을 연 한인타운내 한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설마 맥도널드까지 영업을 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며 “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쉬어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연중무휴 업소들이 많았으면…”하고 말했다.
도심의 거리가 텅텅 비는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등 미 할러데이는 물론 우리의 명절 추석, 설날까지 1년 365일 문을 여는 한인업소들이 있다. ‘휴일을 모르는’ 업소들로는 식당과 마켓이 대표 격이며 일부 커피샵과 관광업체들도 합류했다.
식당의 경우 북창동순두부, 진주곰탕, 엄마집, 할매집, 알배네 등이, 마켓은 웨스턴가주와 갤러리아, 한국마켓 전지점 등이 하루도 쉬지 않고 손님을 맞는다. 8가에 위치한 ‘엄마집’은 15년 전 개업 때부터 지금까지 365일 24시간 영업체제다.
7년전 이 업소를 인수한 업주는 “처음에는 연중무휴 문제로 고민도 많이 했으나 365일 영업식당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데다 단골도 적잖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며 “워낙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같이 작은 식당들에게는 연중무휴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북창동순두부’는 지난 97년부터 365일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식당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위해서”라는 게 이희숙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직원들 오버타임 페이와 시큐리티 등 비용은 만만치 않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 계속 실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개업한 ‘영동만두향’은 새해 첫 날 오픈하는 것을 계기로 연중무휴로 나갈 계획이다. 업소측은 “아무래도 신정에는 만두 수요가 많을 것 같아 영업을 결정했는데 이참에 365일 오픈 체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들 식당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남들 다 쉬는 날’의 매상이 쏠쏠하다는 것. ‘북창동 순두부’의 경우 신정,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등의 매상이 평소의 1.5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아주관광’은 7년 전부터 일요일이나 공휴일의 경우 직원 2-3명이 교대로 근무한다. 업종 특성상 고객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나 긴급 상황 발생에 신속히 대처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코스의 예약도 받고 있다. 박평식 사장은 “휴일의 경우 2-3명이 근무하는 데 반해 고객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다양한 문의 전화까지 쉴 새 없이 와 더 바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다수 업주들은 365일 영업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 식당 업주는 “사람이다 보니 어느 날은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가게가 걸려 마음처럼 쉽지만 않다”며 “실제 쉬는 날은 일년 중 열흘 안짝”이라고 말했다.
365일 영업 중인 커피샵 ‘보바로카’의 리처드 전 사장은 “내년부터는 요즘처럼 폭우로 영업이 신통찮을 때나 종업원들이 너무 힘들어할 때는 하루 이틀 쉴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