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차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비행기에서든 호텔 방에서든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하루 평균 7~9시간은 자야 하는데 실제 대부분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시차·스트레스·낯선 환경·공항검색·빡빡한 일정 등 중첩
설문조사… 3분의1 “잠 부족” 20% “피로누적으로 업무 망쳐”
“기내에서 제대로 잠 좀 자봤으면 좋겠다.” 비즈니스로 비행기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또 목적지의 호텔에서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셰리 루카스는 호텔 방의 기상 벨이나 자명종을 믿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1~2시간마다 깬다. 뉴저지 재정상담가인 루카스는 지난해 85일을 호텔 방에서 잤다. 그러나 숙면을 취한 적이 없단다. 비즈니스 여행자들의 수면부족 현황에 대한 두 가지 조사가 나왔다며 USA투데이가 최근 소개했다. 하나는 래디슨 호텔이 주관한 조사다. 이 조사 결과 비즈니스로 자주 여행하는 사람들의 3분의1 이상이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브리티시 항공이 후원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1이 회의 도중 존다고 했고, 5분의1이 수면부족으로 인해 협상을 잘 못해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이 잘 돼야 할텐데” 걱정에 1~2시간마다 깨
“여행경비 줄여라” 회사방침에 숨 돌릴 틈 없어
여행 후 1~2일 쉬고 업무 복귀하던 관행 사라져
비즈니스 여행자들의 수면부족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문제는 이들 이유가 만성적이라는 데 있다. 시차, 스트레스, 업무 걱정, 시끄러운 호텔 방, 낯선 곳에서의 취침 등이 주된 이유들이다.
그러나 여기에 최근 다른 이유들이 겹쳤다.
첫째는 기업들이 재정압박을 받으면서 각종 경비 감축에 나선 것이다. 여행 일정을 가급적 짧게 잡는다. 비즈니스 여행자들은 몸으로 때워야 하는 형국이다. 종전엔 업무 여행을 마치면 하루나 이틀 정도 쉬고 업무에 복귀하곤 했지만 지금은 언감생심이다.
둘째는 9.11 테러사건 이후 보안검색이 철저해 지면서 보다 일찍 공항에 나가야 하고 도착 뒤에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비즈니스 여행자로선 피로가 쌓이는 과정이다. 게다가 이러한 일로 시간을 빼앗겼으니 기존의 업무시간은 더 빡빡해지게 마련이다. 이래저래 몸이 축 쳐지게 돼 있다.
전국 수면재단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에 7~9시간 자야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심장에 무리가 오고 소화계통에도 이상이 생긴다. 게다가 우울해지거나 감정 조절이 잘 안 되고 업무능력이 저하된다. 잡지 사진작가인 아트 메리폴은 업무 차 여행을 나서면 첫 날밤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특히 “업무 스트레스와 낯선 방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 늦게까지 TV 앞에 앉아 있는다”고 했다. 애리조나의 시력교정사 부회장인 제인 베어 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출장 가서 회의할 때면 어김없이 졸음이 쏟아진다고 털어놓았다.
비즈니스 여행자들의 피곤함은 남에게도 위험요소다. 만일 이 여행자가 차를 렌트해 운전을 할 경우 같은 차에 탄 사람들은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즈니스 여행자들은 저마다 숙면을 취할 아이디어를 고안해 낸다. 호텔 방 창문 커튼을 치더라도 사이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게 같은 클립을 휴대해 커튼을 확실히 묵는다. 또 기내에서는 승무원들이 자는 승객들에게 식사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제안도 있다.
기내를 좀더 따뜻하게 하고 안내방송을 줄이고 귀마개를 제공하며 의자를 조금 넓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호텔 측에는 다른 방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고 자명종 시스템을 안내하며 베개를 단단한 것으로 교체하고 에어컨 소음이 가능한 작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숙면 ‘십계’
전국 수면재단과 수면 전문가가 비즈니스 여행자들에게 추천하는 숙면 아이디어를 간추린다.
△시차 지역을 여행할 때는 이른 저녁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현지시간 밤 10시에 잠자리에 든다.
△호텔은 조용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방이 있는지 체크인할 때 확인한다.
△시차 지역을 여행할 때 며칠 전부터 기상과 취침시간을 조절한다. 동쪽으로 갈 때는 조금 일찍 일어나고 조금 일찍 잔다. 목적지가 서쪽이면 기상과 취침 시간을 조금 늦춘다.
△기내에서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기내에서는 과식하지 않는다. 또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과식을 삼간다.
△취침 3~4시간 전에는 술, 담배, 카페인 음료나 과도한 운동을 피한다.
△매일 밤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소음과 빛을 차단할 귀마개와 눈가리개를 준비한다. 호텔 방의 창 커튼을 완전히 닫아 어둡게 한다.
△낮에 햇빛을 쪼이는 것이 인체의 바이오리듬을 조절하는 데 최선이다. 가능하면 밖에 나가 햇빛을 받는 게 좋다.
△필요하면 15~45분의 선잠을 잔다. 15분간 잠깐 자도 몇 시간 활동할 에너지를 충전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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