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누르고 끊기고… 한국어 안내도 없고… “도대체 직원 연결은 왜 안되는 거야”
중앙·윌셔·태평양 등 3곳만 정상 연결
한인은행들에서 제공하고 있는 전화 자동안내 시스템인 텔레뱅크 서비스가 대부분 고객 서비스와의 연결 체계가 미흡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텔레뱅크 서비스는 하루 24시간 고객이 전화를 걸어 계좌 내역 조회나 은행 프로그램 정보 확인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모든 한인은행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용중 직원과의 직접 확인 등을 위해 고객 서비스로 연결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 안되고 있고 일부는 아예 그런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 이용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25일 본보가 한인은행들의 텔레뱅크 시스템을 직접 시도해 확인해 본 결과 한인은행 9곳 중 6곳에서 고객 서비스 연결 기능이 아예 없거나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곳은 중앙은행, 윌셔은행, 태평양은행 등 3곳에 불과했다.
거의 모든 텔레뱅킹 시스템은 사용중 ‘0번’ 버튼을 누르면 고객 서비스와 직접 연결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시도할 경우 한미은행은 통화가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메시지가 나온 뒤 그냥 끊기는 일이 반복됐고 나라은행은 역시 기다리라는 메시지 후 통화가 연결되지 않고 다시 처음 메뉴로 돌아가기를 반복해 고객 서비스와의 통화가 불가능했다.
새한은행과 미래은행의 경우는 한국어 안내 기능도 없는데다가 ‘0번’을 누르면 번호 안내도 없이 그냥 은행으로 전화하라는 메시지만 나온 뒤 끊겨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조흥은행과 유니티은행의 고객 서비스 연결 기능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앙, 윌셔, 태평양은행 등 3곳은 텔레뱅킹 시스템에서 고객 서비스 연결 기능을 선택할 경우 바로 본점의 고객 서비스 담당자와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대부분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은행 IT부서 관계자는 “현재 SBC에서 제공하고 있는 라인수가 제한이 돼 있는데다 오전에는 시간당 사용건수가 600통이 넘는 등 사용량이 폭주하고 있어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라인을 늘리고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나라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지해 이를 개선했으나 가끔 서버가 다운되는 문제로 연결이 안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새한과 미래은행측도 “현재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알고 있으며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고 있어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가 내부에서도 한인은행들이 너무 영업에만 치중하다보니 고객 서비스의 디데일한 문제는 등한시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은행들의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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