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
이(齒) 하얀 세상, 이 아름다운 세상
산타클라라 ‘다이아몬드 덴탈 케어’ 석중섭 최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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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딘가에 내 말을 귀담아들어줄 사람, 내 함성에 메아리쳐줄 사람은 분명 있다. 온 세상이 썩은 듯이 더이상 가망이 없는 듯이 온 세상 사람들이 절망의 푸념을 늘어놓을 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고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옷소매를 걷어붙인 박원순 변호사의 마음은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상 어디에선가 같은 꿈을 꾸던 사람들을 무수히 찾아냈고 또 찾아내고 있다. 덕분에, 몇달이나 버틸까싶었던 서울 안국동 한켠의 아름다운가게는 늘 아름다운 사람들로 문고리에 손때가 타고, 아름다운재단은 아귀다툼만 지배하는 듯이 묘사되곤 했던 한국땅에 아름다운 나눔문화를 심어가고 있다. 희망은 이제 미래형이 아니다. 엄연한 현재진행형이다.
산타클라라에서 ‘다이아몬드 덴탈 케어(Diamond Dental Care)’라는 치과병원을 하는 석중섭 씨-. 그는 아름다운재단이 움트기 이전부터 아름다운 꿈을 꿔온, 박 변호사가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은근히 믿고 기댔던 ‘이 세상 어딘가의 아름다운 사람’이었음에 틀림없다.
최 부사장(최용오 우리금융 부사장 겸 재단 상임이사) 님을 통해서 그분(박 변호사)을 처음 뵙게 됐는데, 겸손하시고, 미안할 정도로 배려해주시고, 참 존경스럽더라고요. 저도 그런(아름다운재단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봉사라는 것, 기부라는 것은 습관이잖아요. 어릴 때부터 기부도 하고 커뮤니티 봉사도 하고 그래야 습관이 들어서…
고객들 자녀 이름으로
’파이브 다이아몬드 펀드’ 마련해줘
그러므로, 석 박사가 이미 ‘준비된 나눔형’이었으므로, 박 변호사나 최 상임이사는 따로 꾸던 꿈을 함께 꾸자고 손만 내밀면 그뿐, 그를 끌어들이려고 구태여 공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그의 제안은 치과의사다웠다. 5년 이상된 고객들의 자녀 이름으로 각각 100달러씩 나눔기금을 내놓겠습니다. 금방 실천이 뒤따랐다. 치과병원 이름에서 힌트를 얻은 ‘파이브 다이아몬드 펀드(Five Diamond Fund)’. 여나믄 어린이들이 이 나눔펀드의 주인이 됐다. 앞으로 엄청 늘어날 것이다. 아름다운 반칙(?)까지 저질렀다. 한국에서 조기유학을 온지 1년도 안된, 따라서 5년이상 고객이 되려면 아직도 4년이상 더 남은 쿠퍼티노 하이드중 정효엽(올해 6월 졸업)·효정(6학년) 남매에게 100달러가 든 나눔통장 1개씩 나눠줬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용돈을 아껴서 보태고 그러면 대학에 갈 때쯤 꽤 큰 기금이 되어있을 것이고, 그 뭐냐, 대학갈 때 사회봉사로 이런 일을 했다, 이런 기금도 있다, 하고 내밀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겠어요?
재단 창립식이 열린 지난 14일 저녁, 산호세 iPark에서 만난 그는 한눈에 봐도 말이 없었다. 어렵사리 말문을 연 그는 조심조심 이 말을 해놓고는 보이지 말아야 할 속이라도 보인 듯이 겸연쩍게 웃었다. 경북 영주 태생으로 서울 화곡고를 졸업하고 86년부터 하와이→LA→뉴욕으로 이어지는 유랑자같은 이민생활 속에서 고생끝에 NYU 치과대학원을 마치고 97년 샌프란시스코에 캘리포니아주 치과의사 시험을 보러왔다가 눌러앉은 그는 재단 창립이사로 선뜻 참여한 데 이어 창립식날에는 아예 병원문을 닫아놓고 오전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반딧불이 그렇잖아요. 하나만 있으면 그게 좀 그렇지만 많이 모이면 훤해지는 것처럼, 이런 재단이 여기(북가주)뿐만 아니라 LA에도 생기고 뉴욕에도 생기고 그러면 미주 한인사회 전체가 밝아질 것 같아요.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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