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SF선수단 사전에 수영이란 단어는 없었다. 노골드 노메달. 선수가 없거나, 있어도 찾아내지 못해 출전하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막강한 금메달 후보들이 나타났다. 이민신참 주부신참 서청진(32·새크라멘토 인근 유바 거주) 씨와 여고생 다이애나 김(15·페어필드고교 10학년) 양이 소외종목 수영을 효자종목으로 바꿔놓았다.
◆근대5종 한국 국가대표 출신 서청진 씨-서 씨는 18일 저녁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신문에 안 내면 안되냐는 말부터 했다. 태극마크 출신이란 점이 짐이 된 때문만은 아니었다. 4월18일 둘째아들 출산 등 이래저래 물구경을 못한지 오래여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강원도 홍천 한서초등(수영)-경기도 가평군 설악중(근대2종 및 3종)-경북체고(근대3종 및 5종)를 거쳐 강릉시청 입단뒤 발목 부상으로 조기은퇴한 그는 2002년5월 1.5세 남편(서남수·사업)과의 결혼으로 북가주 이민을 오기 전까지 약10년동안 경북체고·육군3사관학교 등에서 육상(중장거리)·수영 코치로 활약했다. 고2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전성기 기록(자유형 50m 29초, 배영 100m 1분14초)의 70%정도만 발휘해도 금메달권인 그는 우연히 신문에서 체전소식을 읽고서 ‘수영선수들 지도를 좀 해줘야겠다’고 김대부 (수영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선수가 없으니 직접 출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괜히 망신당할까봐 걱정도 되지만 한인체전이 교민화합에 도움이 된다니까, 그리고 키울만한 선수가 있는지 살펴볼 겸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만능 스포츠우먼 여고생 다이애나 김 양-페어필드하이 10학년 김 양의 요즘 하루일과를 보면 프로선수 같다. 태권도와 가라테, 수영(워터폴로) 등 하루 6시간씩 운동에 매달린다. 태권도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해왔고 수영을 시작한지는 1년반쯤 됐다. 어머니 태미 김 씨는 지금은 방학이라지만 학기중에는 숙제가 밀릴 정도여서 한가지만 하라고 했더니 ‘다 좋아서 결정을 못하겠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김상태 박사(유기화학)와 태니 김 씨 사이에 태어난 세공주 중 맏이(소피아·UC버클리)와 막내(에리카)는 다이애나와 달리 바이올린·피아노 등 악기연주에서 소질과 흥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김 양이 운동밖에 모를 거라고 짐작하면 큰 오산이다. 공부는 줄곧 A플러스인데다 반에서는 반장을, 시에서는 유스커미셔너를 맡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시의회에 출석해 청소년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고 정책에 반영토록 하는 당찬 여고생이다. 학습지진아 지도 등 활발한 커뮤니티 봉사활동으로 솔라노카운티 모범상을 여러번 받았다. 이번 체전에는 태권도 개인지도를 해줬던 윌리엄 김 SF체육회장의 권유로 출전하게 됐다.
워터폴로 훈련장으로 떠난 딸을 대신해 어머니 김 씨는 아이가 한인사회를 대표해 출전한다는 걸 너무 좋아하면서도 좀 너버스(긴장)된다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SF선수단은 다이애나 김 양이 평소실력만 발휘한다면 금1개 이상 포함된 복수메달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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