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체육회-지회장협의회 기싸움’
2007년 전미주 한인체육대회(미주체전)은 과연 샌프란시스코지역에서 열리게 될까. 제13회 필라체전 폐막식에서 차기체전 개최지가 발표되지 않은 탓에 일각에서 이같은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YES다. 다만, 개최지 결정권을 놓고 재미대한체육회(회장 김남권)는 ‘정관’을, 지회장협의회(의장 정경진·NY체육회장)는 ‘관행’을 앞세워 기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정관과 관행은? 재미대한체육회(체육회) 정관은 개최지 결정을 이사회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사회가 존재하지 않아 지회장협의회(협의회)가 개최지를 결정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김남권 회장이 정관을 들어 협의회 결정 근거없음을 주장하고 있고 협의회는 이사회도 없는데 무슨…이라며 관행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체육회와 협의회의 SF지지 입장은? 개최지결정 소유권싸움과는 별개로 체육회와 협의회의 SF지지 입장은 똑같다. 체전 동안에도 폐막 이후에도 거듭 확인된 바다. 개막일인 21일 밤 지회장회의(지각자 불참자 속출로 간담회형식이 됨)에 참석한 뒤 토마스 김 07체전 유치지원단장 등 SF관계자들과 조우한 김남권 회장은 이번에 동부에서 했으니까 다음에는 서부에서 해야 한다며 LA는 99년에 했고 오렌지카운티는 내부에 문제가 좀 있고 샌디에고는 약하니까 여기(SF)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23일 폐막식 뒤에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한 뒤 공식발표 연기에 대해서는 내가 뭐 딴 맘을 먹은 게 아닌가 불안해하는 것 같은데 그게 아이고, 이번에 하도 x판이 돼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니까, 교민협조 교회협조 다른 단체들의 협조를 받아서 잘 치를 수 있겠는가 하는 몇가지 중요한 점을 체크하고 문서로 다짐을 받아놓으려는 것이라고 SF관계자들을 도리어 안심시켰다. 27일 윌리엄 김 SF체육회장과의 통화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정경진 의장도 체전기간 중 김 SF회장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27일 통화에서도 2007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잘 하고 그 다음(2009년)에는 우리(뉴욕)가 하도록 도와주라고 거듭 밝혔고 협의회 분위기를 SF지지 쪽으로 몰아주고 있다. 그는 김남권 회장의 개최권 회수를 저지하고 차기체전 개최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지회장협의회(8월27일 뉴욕)를 공식 소집해놓은 상태다. 김남권 회장은 서류상 확인절차를 거쳐 이르면 8월 중순께 SF개최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시카고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는 설은? 그런 움직임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09체전 유치를 위한 애드벌룬으로 판단된다. 근거도 있다. 서정일 시카고체육회장은 필라체전 당시 윌리엄 김 SF회장·정경진 NY회장 등과 가진 비공식 구수회의에서 차기체전 SF개최를 전제로 대화가 진행됐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또 시카고선수단 한 임원은 SF관계자들에게 다음에는 거기서 하죠?라며 제발 잘 준비해서 여기(필라)처럼 엉망으로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부탁, 시카고 쪽에서도 SF대세론이 어느정도 퍼져있음을 짐작케 했다. 서 회장은 나중에 한국일보 시카고지사 기자의 질문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우리도 나서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체육회도 협의회도 ‘07체전 서부개최’ 원칙에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서 회장 발언은, 뉴욕과 마찬가지로, 어차피 내줄 07체전 유치카드를 양보하는 형세를 취하면서 09체전 유치지원을 약속받으려는 품앗이전략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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