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축적 시간 근무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적 시간 근무제
업무 생산성 향상 불구
기업들 오히려 축소 추세
‘9 to 5’. 아침 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전통적 근무 방식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매우 신축적으로 변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짐작했다면 “틀렸다”.
인터넷을 통한 화상 회의 등이 확대돼 전통적 직장과 근무의 개념에 큰 변화가 도래할 기반이 마련됐으며, 더욱이 근무시간에 신축성을 부여할 경우 업무 생산성이 향상됨을 여러 연구보고서가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현장의 실태는 ‘거꾸로’ 가고 있다.
연방노동부의 집계에 의하면 16세 이상 풀타임 근로자중 신축적 시간제에 따라 근무하는 인력은 지난 2001년 5월 2,900만명에서 2004년에는 2,740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신축적 근무제는 직업 현장에서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적 시간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업종들은 정보, 금융, 전문직, 비즈니스 서비스 등이었다.
신축적 근무제는 부부 맞벌이가 늘어나고 젊은층 근로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증가할 것으로 짐작됐으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대 역행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다수의 기업들은 공식적인 신축제를 폐지하는 추세다. 한 인력자원관리연구에 의하면 신축적 근무제를 제공하는 기업은 줄고 있다. 2002년에는 64%의 기업이 신축적인 시간제를 제공했으나 2005년에는 제공기업이 56%로 줄어들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경제 노동 전문가 로니 골든 교수는 “고용시장의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임금을 올려주는 대신에 신축적 시간제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고용주들이 더 이상 신축적 시간제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며 고용시장의 변화가 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축제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준 것도 원인. 잘릴까봐 감히 신축제를 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HP의 1만4,500명 감원 발표 등 최근의 감원 뉴스들이 근로자들로 하여금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없게 만들었다. 또 기업들은 해외 아웃소싱을 통해 인력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더 이상 신축적 스케줄을 제공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근로자들의 인식도 고용현실 때문에 변했다. “신축제를 요구했다가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많다. 한 근로자는 “정상 근무제가 아닌 신축적 스케줄에 따라 근무를 한다면 고용이 아주 불안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일시적 후퇴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고용 시장이 회복되면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신축적 시간제를 더 많이 제공하게 되며 더욱이 디지털 세상이란 시대적 요구에 역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경영 리더십 컨설팅 회사인 캐넌 어드밴티지의 회장 로버트 캐넌은 “노동시장이 개선된 올해는 또 달라질 것”이라며” 신축적 시간 근무제와 재택 근무가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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