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오후 5시께 그린텔발드를 출발 유명한 마터호른 산이 있는 째르마트 마을(해발 1,620m, 인구 4,000명)로 향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조금 내려서 길이 미끄러워 가는 중간 중간 아찔하고 아슬아슬한 해발 2,165m의 험준한 준령의 지그재그 산길을 넘으면서 절벽폭포와 발전용 저수댐도 지나야 했다.
째르마트 마을은 차가 들어갈 수 없어 4대의 렌터카를 아랫마을 태슈역의 역 광장에 맡기고 등산전차로만 산 계곡 강을 따라 째르마트 역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다음날 아침(7월5일) 등반 준비를 하고 등산 전차로 마트호른 산 옆 고르너 그라트(3,089m)에 도착했다. 구름이 가려서 모두들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이곳에는 간이식당, 기프트샵 등이 있는데 스위스 국기와 일본 국기를 형제처럼 새겨 넣은 석조 천문대(기상관측 및 Hotel 포함) 건물이 인상적이다.
일기불순으로 A팀과 B팀이 함께 일반 등산 루트를 따라 리펠알프(Riffelalp, 2,222m)로 하산등산을 시작했는데 “와” 하는 함성 소리가 났다. 구름 속에서 마터호른(엄지손가락, 넘버원의 뜻) 산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날씨가 차츰 맑아지니 그 광경에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구름이 개이면서 산의 위용은 점점 자태를 드러내니 과연 스위스가 자랑하는 명산이고 알프스의 꽃이라고 할만했다. 뾰족한 피라미드 모습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부근의 만년설에 쌓인 고봉들이 나타나면서 맑은 햇살에 반사됐다. 등산루트의 왼쪽계곡은 유명한 고르너 대빙하(만년설이
녹아내린) 계곡이다. 우리는 마터호른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산행을 했다. 그량조라스, 아이거와 함께 스위스 3대 북벽(North Face)으로 불리우는 마터호른은 산봉우리 부분이 뿔처럼 뾰족하고 북쪽 면은 거의 90도 경사에 가까운데다 눈과 얼음벽으로 되어 있는 난코스이고 조난자가 많이 나와 ‘마의 북벽’라고도 부른다. 봉우리 사이로 허리 띠 같은 구름이 흘러가면서 변화무쌍한 모습에 모두들 감탄했다.
스위스에는 해발 4,000m 급 고봉 38개중 29개 봉우리가 이곳 주위에 몰려있고 우리 주위엔 영국의 처칠 수상도 등반한 바 있는 몬테로쟈(4,634m, 여름의 산이라는 뜻) 등 11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또한 스위스와 이태리 국경을 이루는 계곡마다 빙하 고산지대의 푸른 초원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수많은 고산화, 크고 작은 호수에 반사되는 설경의 고봉들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동화책에 나오는 절경 속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우리 대원들은 아름다운 절경의 등산로에서 휴식을 하기로 하고 뉴욕에서 가지고 온 라면을 끓이고 여기에 김치, 깻잎, 김 등을 곁들어 먹으며 그야말로 꿀맛 같은 점심 식사를 했다.등산을 마친 후 리펠알프역에서 등산차로 다시 마을로 내려와 산악 박물관으로 향했다.
<미동부 산악연맹(구 미동부 산악단체협의회) 홍종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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