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발달과 위생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노인 질병이 증가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것들이 퇴행성 관절염과 여성에서는 골다공증, 남성에서는 전립선암이다. 이들 질환은 전형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노화의 속도에 비례해서 발병이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관절염은 대부분이 퇴행성 관절염이지만 간혹 류마티스 관절염도 보는데 이는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질병이다.
섬유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여성인 L씨는 6개월 전부터 왼쪽 손목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목을 많이 쓰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생각을 했는데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점점 심해지는데 몇 주전부터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일을 쉬고 있었다. 통증는 손목뿐만 아니라 온몸으로 퍼졌고 어떤 날은 무릎이 아팠다가 그 다음날은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즉, 아픈 부위가 이동하는 것을 느꼈다. 타이레놀 등 소염제를 먹어도 거의 통증이 진정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L씨는 관절통외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는 못했다. 식욕 저하나 체중 저하는 없었고 발열이나 호흡기, 위장 증상도 없었다.
L씨를 검진하였다. 혈압과 맥박·체중 등도 모두 정상에 속했다. 이학적 검사상 왼쪽 손목이 약간 부어 있었고 촉진상 통증을 느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왼쪽 손목 방사선 검사상 손목뼈는 정상이었다. 병력과 혈액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만 침범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인체 면역 기능의 이상으로 오는 자가 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으로 관절뿐만 아니라 폐, 눈, 근육계 등에도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이다. 중년 여성에서 흔히 발병하고 진행 속도가 빨라서 치료하지 않으면 10∼20년 이내에 심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이해와 치료 방법은 최근에 많이 연구되고 있고 아직 완치에 대한 해답은 없지만 약물 치료로 병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내 연골 세포가 나이를 먹으면서 약해서 생기는데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관절인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 등에 주로 생기는 아주 흔한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은 주로 나이가 들어서 생기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관절의 미세한 변화는 젊어서부터 생긴다. 초기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체중 조절, 근력 운동과 수영 등과 같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통증 및 염증의 완화를 위해서는 타이레놀이나 소염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관절염이 더욱 진행할 경우 관절 주사를 맞을 수도 있는데 이는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은 하지만 근본적으로 병의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인공 관절 교체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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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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