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건 타운홀 미팅의 무관심에 자성의 목소리
“2세들이 하는 일 1세들이 적극 밀어야”
경찰의 무차별 사격으로 더블린에서 2명의 한인이 숨진 사건의 진상규명과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한 한인사회의 타운홀 미팅에 30여명의 한인만이 참석했다는 보도(10월 31일자 1면)가 나간 후 한인들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언론이 안 오길 천만다행”- 더블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1세와 2세가 연합, 자발적 조직된 베이지역 한인 정의구현연대(BAKAJC)는 이번 공청회에 최소 250여명의 한인이 운집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따라 장소를 오클랜드의 이스트베이 제일침례교회(담임 조용필 목사)로 잡고 홍보에 힘을 쏟았다. SF한인회(회장 김홍익)는 베이지역 80여 교회에 편지를 보내 주보에 실고 교인들의 참석을 권유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한인업소록에 등재된 40여 단체와 전직 한인회장 등 커뮤니티 리더들에게도 행사의 취지를 알리며 공청회에 나와 의견을 발표하고 서명과 모금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행사장에 BAKAJC 준비위원 10여명과 EB제일침례교회의 조용필 목사 및 교인, 그리고 한인회 임원들을 제외하면 일반 참가자는 10여명에 불과할 만큼 초라하게 진행됐다. 지난 8월 19일 유가족의 기자회견과 9월 20일 더블린 시청앞의 촛불집회에 베이지역 미국언론이 대거 관심을 보였던 것을 토대로 준비위측은 이번 타운홀 미팅을 알릴 것인지 고민하다 연락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주류언론에 알리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김신호 한인회 부회장은 말했다. 만약 알렸으면 “한인사회의 관심이 고작 이정도”라고 창피를 당할뻔 했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실망을 추스리는 2세들- 지난 29일 행사가 끝난후 정의구현연대 소속 1.5세와 2세 위원 8명은 한 음식점에 모여 뒤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관장 김헌기)와 평화를위한 한미연대, 그리고 UC버클리 한인학생이 주축이된 위원들은 애써 실망을 감추며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한인 커뮤니티의 관심이 이 정도인 것을 알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사건후 두달이 넘게 1.5세와 2세들이 끈질기게 노력하는데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면서 “데모해야 한다고 떠들던 분들은 다 어디 갔느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어른으로서 창피하다”- 행사장 입구에서 목이 빠지도록 한인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김홍익 한인회장은 “1세들이 동참해줘야 2세들이 신이 나서 일을 할 것 아니냐?”면서 “강제적으로 동원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2세들을 격려해줘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타운홀 미팅에서 적극적인 발언과 후원을 약속했던 양진석 코테마데라 부시장은 “이번 사건은 전 교민의 문제로 모두의 힘을 규합해 주류사회에 우리의 주권을 주창해야 한다”면서 “1세와 2세를 가리지 말고 한인의 전체성을 보여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타운홀미팅을 지켜본 조용필 목사는 “그들(유가족)의 아픔은 바로 우리 한인사회의 아픔”이라며 “(2세들이 하는 일을) 1세들이 배우고 공동체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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