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승 경주시장 인터뷰
원전 소재지가 방폐장 유치는 당연
최첨단 문화과학도시 탈바꿈 기대
백상승(가운데 안경 쓴 사람) 경북 경주시장이 3일 오후 경주시내에서 방폐장 유치 성공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경주=홍인기기자
백상승(70) 경주시장은 “방폐장은 40년 이상 문화재 보호에 발목이 잡혀 낙후를 거듭해온 경주 발전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었고 시민들은 이를 선택했다”며 방폐장 유치를 선택해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백 시장은 “경주시는 전국의 53%나 되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30여년간 안고 살아왔지만 지원금은 그동안 월성원전 2∼4호기에 일시불로 한번 나온 150여억원의 특별지원금과 연간 20여억원의 주변지역 지원금이 고작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가져가겠다는 곳이 있다면 신월성원전 1, 2호기 특별지원금 697억원의 몇 배라도 얹어줄 수 있다”며 원전 소재지가 방폐장을 유치한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오후부터 만 3일간 삭발단식까지 했던 백 시장은 “일부 지역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해 경주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꿋꿋하게 잘 참아줬다”며 그것이 경주시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영삼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경주경마장은 부지 매입까지 해 놓고도 문화재 발굴로 무산됐고, 경주가 태권도 발상지임에도 이해할 수 없는 평가기준으로 태권도공원 유치에 실패한 경험이 약이 됐다”며 백 시장은 최근 잇단 대형ㆍ국책사업 유치에서의 실패를 경험 삼아 이번 방폐장 유치전에 전력투구했음을 강조했다. 태권도공원 유치에 나섰던 지역의 각종 단체들이 한결같이 방폐장 유치에 힘을 모았고 특히 월성원전을 반대하던 단체도 동참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저준위방폐장이 들어서는 곳에는 고준위폐기물처리장은 건설하지 못하도록 해 월성원전의 고준위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도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백 시장은 “이번 방폐장 유치는 경주 발전을 10년은 앞당길 것으로 본다”며 “방폐장을 기반으로 경주는 세계적인 에너지기술의 메카, 최첨단 문화과학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치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찬반단체간 갈등에 대해서 그는 “방폐장 유치는 환경문제의 포기가 아니라 개발과 보존의 조화 속에 시민 모두가 환경의 파수꾼이 돼 고도 경주의 이미지를 높이자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반목을 씻고 후유증을 치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또 인접 울산시의 반발에 대해서는 “경주는 울산공단에서 날아오는 공해물질을 수십년간 마시면서도 단 한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며 “방폐장은 지하수 이동속도와 반감기 등을 감안해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환경오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경주=이정훈 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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