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 홍성한씨, 총영사관 보은 방문 감사의 뜻 전해
출국직전 여권만료 발견, 영사관및 대한항공 특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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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에 거주하는 홍성한씨(60)는 지난 8월 26일 새벽 2시경 본국으로부터 친형 홍성진씨(65)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별세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영주권자인 홍성한씨는 아침부터 서둘러 당일 본국으로 향하는 비행 편을 예약했지만 갖고 있던 여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황했다. 이날 낮 2시 50분 대한항공 편에 탑승해야만 형님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망감에 젖은 홍씨는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을 요량으로 자녀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으로 향했다.
홍씨 일행이 총영사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50분경, 공항으로 가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여권까지 재발급해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어 보였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일반적으로 그렇듯이 영사관을 자주 찾을 기회가 없었던 홍씨는 오랜 전 다소 불친절하고 권위적이라 느껴졌던 영사관 직원들의 모습이 뇌리에 각인돼 있었기 때문에 더욱 희망은 없어 보였다.
홍씨가 이렇게 반쯤 포기한 상태에서 총영사관내 창구로 가 여권갱신을 신청하며 사정을 말하자 그 때부터 기적과 같은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홍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김미라, 길덕희, 김선덕씨 등 창구 행정원들은 홍씨의 여권을 재발급하고 대한항공 측에 전화를 걸어주는 등 기민한 동작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과 10분 만에 갱신된 여권을 발급 받은 홍씨는 지름길까지 일러주는 영사관 직원들을 뒤로 하고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 그 길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내달렸다. 홍씨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2시 30분 경, 이미 체크 인 수속을 끝마친 대한항공 창구에는 영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여직원 1명이 홍씨를 맞이했으며 탑승 게이트까지 함께 뛰며 빠른 수속을 위해 에스코트를 하는 친절을 베푼 덕에 홍씨는 극적으로 2시 5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형님의 장례식을 무사히 마치고 10월 7일 돌아온 홍씨는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휴식기간을 가진 뒤 10월 28일(금) 오후 보은의 심정으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을 다시 찾았다.
홍성한씨는 “이번 일은 영사관과 본국 공무원에 대한 그동안 가져왔던 편견을 불식시킨 계기가 됐다”며 총영사관 측과 관계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대한항공 서비스 지점의 박형순 지점장은 3일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공항에서 체크 인 수속을 하는 과정에서 여권이 만료된 것을 발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하고 “이런 경우 총영사관에 연락하면 점심시간까지 거르면며 기다려주는 친절을 베풀곤 한다”며 오히려 총영사관 측에 공을 돌렸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의 정상기 총영사는 “다른 나라의 영사관에 비교해 봐도 한국 영사관의 민원 서비스 체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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