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변태·인종차별 등 ‘부정일변도’
한인사회, 왜곡 시정에 적극 나서야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고립된 이민사회. 매춘과 강도가 설치는 범죄소굴. 악착같은 인종차별적 업주들. 억압적 문화에서 나온 성적 변태-.’ 미국인들이 프라임타임 TV를 통해 보는 미주 한인들의 모습이다.
김윤진·대니얼 김이 나오는 ABC 인기 드라마 ‘로스트(Lost)’, 샌드라 오의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등 한인 배우가 주역급인 TV 드라마와 함께, 한인사회를 에피소드로 다루는 TV 드라마가 최근 부쩍 늘고 있지만 드라마의 한인상은 대부분 부정 일색이어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0월27일 방영된 CBS 인기시리즈 ‘자취도 없이’(Without a Trace)는 억압적인 부모에 대한 반항심에서 문란한 성도착자가 된 ‘웬디 김’이라는 한인여성의 실종이 줄거리. 지난 5월10일 FOX 시리즈 ‘하우스’(House)에서는 한인 ‘하비 박’이 목 졸릴 때 성적 쾌감을 느끼는 피학대 음란증 환자로 나온다. 한인 부부는 변태 아들에 대한 수치감 때문에 그를 죽게 내버려 두고-.
그런가하면 작년 3월7일 방영된 FOX 코미디 시리즈 ‘못말리는 패밀리’(Arrested Development)에서는 일시적 변덕에 한국에서 입양된 소년이 한국전 시대를 연상시키는 구식 옷차림으로 등장, 10개 에피소드에 걸쳐 나왔다.
또 케이블 FX 시리즈 ‘쉴드’(The Shield)는 2002년 한 에피소드에서 한인 소녀들을 착취하는 포르노 조직을 묘사하는가 하면, 코리아타운이 경찰을 기피하고 흑인을 차별하는 고립된 사회로 묘사한다. 이들 시리즈는 모두 시청률이 높거나 에미상 등을 수상한 화제작들이어서 문제는더 크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물론 아시아 커뮤니티는 이처럼 TV 시리즈물을 통해 미국 안방에 전파되는 왜곡된 이미지를 방관하고 있다.
프라임타임 TV에 등장하는 아시안을 다룬 연구는 전국 아태아메리칸법률조합(NAPALC)에서 지난 5월 ‘프라임타임의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것이 처음.이 연구서도 ‘로스트’ 등 아시안 캐릭터가 고정 출연하는 13개 TV시리즈만 다뤄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한인과 아시안 이미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서를 낸 UCLA 낸시 유엔은 “LA폭동을 계기로 한인사회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90년대와 2000년대 범죄드라마가 인기를 누리면서 아시안이 피해자나 범죄자로 표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월28일자 주간 아시안위크는 ‘로스트’와 ‘그레이 아나토미’, 존 조가 고정 출연하는 FOX 시리즈 ‘키친 컨피덴셜’등을 예로 들며 한국계 배우의 TV 공습이 시작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엔은 “아시안 캐릭터가 고정 출연하는 TV물은 대체로 아시안 사회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드라마 곳곳에서 게릴라처럼 출몰하는 부정일색의 한인상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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