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맨시니 경찰관(왼쪽에서 두번째)이 주류법 위반으로 체포된 리카르도 카모나(오른쪽에서 두번째)에게 위반 내용을 고지하고 있다. 이 남성은 250달러에서 최고 1,000달러까지의 벌금을 납부하는 한편 24시간 사회봉사를 해야 한다.
심각성 인식 못하고 청소년들의 요청에 넘어가는 경우 허다
풀러튼 경찰국·ABC 함정단속 본보기자 동행 취재
<상>
연말은 음주를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이다. 비양심적인 주류판매점 업주들은 단 몇달러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판매하고 있다. 또 일부 무책임한 성인들은 이들을 보호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술을 대신 사다주기까지 한다. 때문에 미성년자들의 음주관련 사고들이 연일 끓이지 않고 있다. 이에 가주 주류통제국(ABC)은 12월 한 달을 특별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각 지역 경찰국과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 및 대민 계몽활동에 나섰다. 본보는 지난 15일 ABC와 풀러튼 경찰국의 함정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수사관들의 시야에서 절대 벗어나지 마세요. 단속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자칫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무전기 상태 반드시 확인하고, 최대한 침착하게 임해 주기 바랍니다.”
오후 4시 풀러튼 경찰국 마약단속반 사무실에서 ABC 캘리포니아 남부지역 본부의 트럭 보 수사관은 이번 함정단속에 투입되는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에게 이같이 말하고 침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브리핑이 끝난 후 총 12명의 인원이 두 팀으로 나뉘어 투입됐다. 풀러튼 경찰국의 개리 맨시니 주류법 위반 전담 경찰관을 포함한 5명의 경관과 청소년 자원봉사자인 코덱 등 3명, 그리고 버치 레이저·보 트럭 등 ABC 수사관 4명이 참여했다.
이날 함정단속은 미성년자를 업소 바깥에 배치시켜 안으로 들어가는 성인들에게 자신이 미성년자임을 밝히고 주류 구입을 부탁해 이에 응하는 이들을 단속하는 ‘쇼울더 탭’(Shoulder Tap)이다.
레이저 수사관은 “강화된 단속으로 주류를 취급하는 업소들이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파는 광경을 포착되는 경우는 현저히 줄었다”면서 “그러나 미성년자들을 대신해 주류 구입을 해주는 것도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후 5시께 첫 단속 장소인 하버 블러버드와 발렌시아 애비뉴에 있는 A주유소로 이동했다. 기자가 동행한 A팀 수사관들은 무전기를 통해 서로의 위치와 시야 확보여부를 확인한 뒤 19세 여자 코덱을 현장에 투입했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첫 먹이감(?)이 걸려들었다. “19세인데 저 대신 6병이 든 맥주 한 팩 대신 사주실 수 있나요”라는 코덱의 부탁에 20대 남미계 남성이 “그러죠”라고 대답하는 대화가 무전기를 타고 날아들었다.
다소 남루한 차림의 이 남성은 코덱에게 맥주와 잔돈을 건네준 뒤 자신의 차량으로 발길을 옮겼다. 체포명령이 떨어졌다. 수사관들은 순식간에 그 남성을 에워쌌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그는 수사관들의 설명을 듣고는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왜 맥주를 사다 주었나. 불법인 거 몰랐나”라고 맨시니 경찰관이 묻자 “법에 저촉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소녀가 측은해 보여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남성은 대답했다. 리카르도 카모나나라는 이름의 이 남성(29·풀러튼)은 경범죄 티켓을 받은 뒤 현장에서 훈방됐다.
맨시니 경찰관은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술이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성인들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과음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주사고라도 내면 자신과 타인의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가는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단속을 당하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실적을 올리려 우리가 함정단속을 벌인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어디까지나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나아가 예방교육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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