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교수, 각종 행사-경조사에 빠지는 법 없어
정·재계 마당발 인맥관리…주례 서주며 새벽 불공까지
輿野 지도부와 친분관계 과시
교보문고 비소설 코너에 있는 황우석 교수 관련 도서들. 아무도 읽거나사가는 사람이 없어 서점에서곧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호기자
황우석 전 서울대 석좌교수는 학계는 물론, 정치권 재계 법조계 사회단체 인사들과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전방위 인맥관리로 업적을 과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를 만난 사람들은 우선 그의 순수함과 열정에 놀라고, 세계적인 석학이 온몸을 던져 베푸는 친절과 배려에 두 번 놀랐다.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은 “6~7년 전 누군가의 소개로 순수학문을 하고 싶어하는 황 교수를 만났다”며 “얘기를 나눠보니 재미있고 태도가 진솔해 실험자금과 기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주변의 경ㆍ조사를 빠짐없이 챙기는 것으로 유명한 황 교수는 올 초 국내 유명 투자업체 사장의 동생 결혼식 주례를 맡았다. 그는 결혼식 날 새벽 인천 강화군 전등사에 가 신랑신부를 위해 불공을 드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5선 의원인 한나라당의 한 중진은 “황 박사는 행사에 초청하면 빠지는 법이 없었다”며 “심지어 국회에서 열린 영화시사회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하려는 정치권 인물들과 적극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과학적 업적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보였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물 대부분도 황 교수와 ‘두터운’ 관계였다.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이’라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996년 “황우석 노벨상 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황 교수는 지난해 4ㆍ15총선과정에서 ‘노인 폄훼 발언 사과 단식’을 하는 정 장관을 찾아가 1시간 넘게 위로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최근 사립학교법 관련 장외투쟁 중에 황 교수를 찾아 “우리나라의 보배 중 보배”라고 추켜 세웠다.
황 교수는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표의 동생 지만씨 결혼식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황 교수와의 관계를 공공연히 ‘호형호제 하는 사이’라고 밝히고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황 교수 연구에 문제제기를 하는 세력을 ‘보이지 않는 악인’이라고 비난하며 황 교수를 적극 두둔했다.
황 교수가 최근 줄기세포가 누군가에 의해 바꿔치기됐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하자 대전고 출신 동문 변호사들이 나서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종구 변호사는 황 교수의 13년 고교 선배로 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황 교수 주변 관계자는 “황 교수의 초기 열정과 노력이 논문조작으로 변질되는 과정에는 이 같은 폭 넓은 인맥도 한 몫을 했다”며 “주변의 인맥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그를 제때에 잡아줬다면 이런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박상진기자 okome@h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