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인 은행계는 고성장을 지속하며 영업면에서는 호조를 보인 반면 회계 파동이 연달아 터지고 대형은행들이 잇달아 감독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는 등 명과 암이 엇갈린 한 해였다.
잇단 회계파동속 신설은행 속속 출범
2005년 한인 은행계는 수년간 이어온 고성장을 지속하며 영업면에서는 호조를 보인 반면 회계 파동이 연달아 터지고 대형은행들이 잇달아 감독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경영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나는 등 명과 암이 엇갈린 한 해였다. 2005년을 결산하며 올 한 해 한인 은행계 10대 뉴스를 뽑아 정리한다.
전체 자산 100억달러 돌파
가파른 주가 상승세 주춤
파격적 이자율 상품 출시
BSA등 관련 제재로 몸살
▲나라·중앙 회계 파동
샤베인스-옥슬리(SOX)법에 따른 상장 기업 회계 강화 분위기 속에서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이 회계상의 결함이 불거져 3년간의 회계보고서를 다시 수정하고 나스닥의 퇴출 가능 경고까지 받는 사태가 터져 한인 은행가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나라은행은 벤자민 홍 전 행장 실적 보너스 지급을 둘러싼 회계처리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홍 전 행장과 토마스 정 명예이사장이 이사직 사퇴를 불러왔다.
중앙은행은 이자율 스왑 회계 처리 방식을 놓고 내부 회계 감독 시스템의 문제가 지적되면서 두 은행 모두 나스닥 거래가 임시 심벌로 이뤄지는 등 어려움을 겪은 끝에 회계 수정 절차를 마쳤다.
▲신설 은행 잇단 출범
한인 은행 신설 붐이 이어지면서 2005년 한 해 동안에만 남가주에서 3개의 은행이 새로 출범, 영업을 시작했다.
프라이빗 비즈니스 뱅킹을 표방한 커먼웰스 비즈니스 은행이 3월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이 6월 개점으로 뒤를 이었다.
또 북가주의 주류 은행을 한인 투자자들이 인수, 아이비 은행을 출범시켜 11월 LA에 진출함으로써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한인 은행의 수가 모두 12개로 급증, 은행간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치달은 해가 됐다.
▲자산 100억달러 돌파
한인 경제력 증가와 한국 자본 유입, 부동산 붐 등으로 이어져 온 한인 은행들의 영업 호조세가 올해도 계속되고 은행들의 수도 크게 늘면서 한인 은행권의 전체 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자산 규모가 33억달러를 넘는 한미와 15억달러 안팎인 나라, 윌셔, 중앙 등 10억달러 이상 은행이 4곳에 이르고 새한은행이 자산 규모 5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출범 3∼4년된 유니티, 미래, 태평양 등 신흥 은행들이 급성장을 나타내면서 한인 은행권은 이제 외형 면에서 주류사회에 근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BSA 등 관련 잇단 제재
올들어 대형 은행 중 3곳이 은행 감독 당국의 제재인 MOU를 받아 한인 은행들이 현금거래법(BSA) 등 관련 시스템 강화에 여전히 취약점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은행 당국이 BSA 관련 감독을 크게 강화하면서 한미와 중앙이 BSA 관련 내부 시스템 강화 시정 명령을 받았고 나라은행은 경영 시스템 강화 문제와 관련 감독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이들 은행들은 해를 넘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대 금리 잇단 인상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 한해에만 기준 금리를 8차례나 연속 인상하면서 한인 은행들이 적용하는 우대금리도 올들어 크게 올랐다. 연초 5.25%∼5.75% 수준이던 한인 은행들의 우대금리는 12월 금리인상 후 7.25∼7.75% 상승했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에 적용 받는 대출 고객들의 페이먼트 부담이 크게 높아졌고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자산 부실화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됐다.
▲고금리 예금 경쟁
연속된 금리인상 기조 속에 올들어 한인 은행들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은행들이 파격적으로 높은 예금 이자율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고금리 예금 경쟁이 촉발됐다.
일부 은행들이 우대금리가 오를 때마다 예금 이자율도 따라 오르는 금리 연동 정기예금(CD) 상품을 파격적인 이자율로 내놓으면서 은행들마다 유사 상품의 경쟁적으로 출시가 이어져 연이율 5%의 예금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직원 스카웃 경쟁 과열
한인 은행가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현상이 올들어서는 신설은행들의 출범과 맞물려 은행간 인력 빼가기 전쟁으로 이어졌다.
연초 기존 은행들에게 신설은행으로 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촉발된 스카웃 전쟁은 전무와 부행장급 등 간부 인력들이 잇달아 은행을 옮기는 인력 이동 도미노 현상을 가져왔고 몇몇 은행들에서는 부서장과 직원들이 통째로 맞바뀌는 일까지 있었다.
이와 함께 은행간 직원 빼가기에 따른 감정 싸움과 몸값 인플레와 철새 직원 등장 등 과열된 인력 스카웃 경쟁의 부작용도 계속됐다.
▲은행 투자 열기 과열
신설은행 설립 붐 등으로 은행권에 한인 투자자들의 여유 자금이 몰려들면서 ‘은행 간판만 올리면 돈이 몰리는’ 투자 열기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
올들어 한인 자본이 들어간 은행 3곳이 신설됐고 출범 3·4년차인 태평양은행과 미래은행이 자본 증자를 실시하면서 올해에만 줄잡아 1억달러가 넘는 한인 자금이 은행 투자에 몰려들면서 ‘묻지마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주가 고성장 주춤
지난 4∼5년간 외형의 급성장세 속에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렸던 한인 은행들의 주가가 올들어 조정기를 거치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진 현상을 보였다.
상장 은행들의 주가는 지난 5년새 비해 한미 4.8배, 나라 5.3배, 중앙 6.6배, 윌셔 11.5배가 각각 상승하는 등 주주들에게 ‘대박’을 안겨다줬으나 올들어서는 이들 은행들의 주가가 극심한 요동을 겪었다.
나라 등은 회계 파동의 영향으로 주가가 단기간 급추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주류 출신 행장 취임
올해는 주류은행 출신 행장들이 커뮤니티 은행에서 주류은행의 은행 경영 기법과 스타일을 시험한 해이기도 했다.
웰스파고 수석경제학자였던 손성원 박사가 지난해 말 한미은행 행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이어 뉴욕은행 출신의 양 호 행장이 올해 초 나라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두 대형 은행이 동시에 주류 은행권 출신 행장이 이끄는 시대를 맞았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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