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 카미노 당구장 안에서 한인남성 진영철씨에 의해 총상을 입고 후송돼 응급수술 후 산호세 ‘산타클라라 밸리 메디컬센터’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김상우씨의 모습.
“아내 사별 후 이혼과 사업 실패 등 비관”
새해 벽두부터 한인사회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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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이 저물어가던 30일 밤 자신을 포함해 총 3명의 사망자를 낳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진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다가 범행을 저질렀던 진씨의 자살로 사건이 사실상 일단락됨으로써 그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현재로선 주변 탐문에 의해 범행 동기를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사건 현장과 주변인들에 의해 지금까지 조사된 탐문 결과들을 근거로 이번 범행의 동기를 추적해 봤다.
▲약 10여년 전 한미당구장을 운영했던 진씨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고 김춘수씨에게 당구장을 판 후 프리몬트에서 한때 S씨와 일식집을 동업했으나 이 무렵 아내가 암으로 사망한 것을 비롯해 사업도 순탄치 않아 우울증을 앓는 등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진씨는 김춘수씨로부터 한미당구장을 인수한 H씨로부터 올해 5월경 다시 한미당구장을 인수했으나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김춘수, 김상우, 김상배씨 등 소위 당구장 단골고객들이 카미노 당구장으로 대거 이동한 이후, 한미당구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게 됐으며 최근에는 당구장 렌트비까지 밀릴 정도로 사업적으로 곤란한 지경에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춘수씨는 진씨가 한미당구장을 인수한 이후 한미당구장에서 진씨와 심한 말다툼을 벌인 것을 계기로 발길을 끊게 됐으며 이후 김씨와 더불어 주변 친구들 또한 사건 발생지인 카미노 당구장으로만 출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씨는 또 첫 번째 아내가 약 8년 전 암으로 사망한 이후 실의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른 여성과 재혼을 했지만 그녀 역시 한국으로 떠나버린 상태인데다 최근 당구장에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며 삶에 대한 비관과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페인트 일을 하던 진씨를 고용했던 유모씨는 그를 “그런 짓을 저지를 정도로 모진 성격은 아니었으며 나름대로 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다혈질적인 성격도 일면 있었다”고 회고했다. 평소 진씨와 친했던 김모씨는 “첫번째 아내가 암으로 사망한 이후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진씨가 거주해온 밀피타스 밀몬트 드라이브 상의 ‘패밀리-프렌들리 아파트먼트 컴플렉스’ 주민들도 그가 평소 조용히 생활해 왔다는 것뿐 진씨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최근 진씨가 그의 자녀 3명을 한국으로 보낸 사실이 드러나 진씨는 이번 범행을 얼마 전부터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진씨가 프리몬트에 이어 산타클라라 카미노 당구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후 또 다른 지인인 C모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너를 못 죽인 게 한이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진씨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세 김씨를 비롯해 일종의 범행 대상 리스트를 작성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C모씨 또한 이 리스트에 올라있었지만 진씨가 C모씨의 거주지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화를 면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건 다음날인 31일과 1일 낮에 걸쳐 카미노 당구장 주변에는 충격적인 사건 소식을 전해들은 한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프리몬트의 자택에서 숨진 김성배씨의 아내 또한 총상을 입은 소식이 전해지자 “왜 애꿎은 아내까지…”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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