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운동가이며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저격 당한지 38년이 지났다. 킹 목사가 지금 살아 있다면 어떻게 될까? 현 상황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할까? 킹 목사와 절친한 사이였던 매리언 에델만, 존 루이스, 앤드류 영, 제시 잭슨 등 4명에게 들어본다. 이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킹 목사가 살아있다면…” 이라는 가정에 대한 이들의 답변을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호에서 전했다.
“공권력 남용 감시 앞장”
▲매리언 에델만
(Children’s Defense Fund
Everybody 회장)
지금 당장 킹 목사가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과거엔 인권문제가 첨예했기 때문에 당연했다. 그런데 지금은 기술적인 문제로 킹 목사의 ‘재림’이 필요하다. 정부기관들을 감시해야 하는 일 때문이다.
사회 부정과 근본적인 과오를 시정해야 하는데 법률용어나 법조문은 너무 복잡하고 난해해 일반 대중들은 제대로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킹 목사가 있어야 한다. 그의 비전은 명확하다. 그의 목소리는 명료하다. 이를 갖지 못한 우리 세대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는 1960년대 민권운동의 영웅들을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으로 지금 어느 정도의 기반이 닦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나라가 나아갈 방향대로 똑바로 가야 한다. 과거 영웅들의 정신을 기리는 것은 바로 지금 우리 자신의 행동을 바로 하는 일이다.
킹 목사의 말은 아직도 우리 언행의 모델이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 모두가 바로 그 목소리이다.
우리는 지도자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도록 해야 한다. 킹 목사는 과거에 그렇게 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몫을 해야 한다.
“지구촌 이슈 신속 대응”
▲앤드류 영
(Goodworks International 회장)
킹 목사는 빈곤을 퇴치하지 못하고 베트남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한데 대해 회한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시에도 민권운동은 초기단계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이는 평생의 과업이고 투쟁이라고 킹 목사는 믿었다. 킹 목사가 암살 당하지 않았더라면 비폭력 민권운동이 한층 꽃피웠을 게다.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각국에서 전개되는 지구촌 문제에 대해서도 큰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했을 것이다. 랄프 번치 후임으로 유엔대사가 되어 이러한 이슈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을 것이다. 세상은 아마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인종화합·평화에 전력투구”
▲존 루이스
(조지아 출신 연방하원의원·민주)
내가 킹 목사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워싱턴에서였다. 킹 목사는 많은 사람들을 워싱턴으로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킹 목사는 민권 이슈만을 논의하지 않았다. 경제정의도 주요 안건이었다. 경제정의가 구현되지 않아 고통받고 있는 소외된 계층에 대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
나는 킹 목사가 살아 있고 로버트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면 두 사람은 미국에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는데 공동노력을 기울였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요즘처럼 상당수 국민들이 소외된 채 어려운 생활을 하도록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 모두가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수립됐을 것이다. 킹 목사는 과거보다 지금 더 많은 지원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 간에 벽을 허물고 화합하며 궁극적으로 세계평화를 진작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 반대 캠페인”
▲제시 잭슨
(Rainbow/PUSH Coalition 회장)
킹 목사가 살아있다면 이라크 전쟁에 반기를 들었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은 도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전쟁이다. 대량살상무기, 알카에다와의 연계 등 모두 거짓에 기초해 저질러졌다. 킹 목사는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킹 목사는 베트남 전쟁 반대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을 것이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일에 항거할 것이다.
또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에 대해 강력히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킹 목사는 모든 사람이 일을 하고 소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데 매진할 것이다. 특히, 킹 목사는 다인종, 다문화연합을 구축하고 이라크 전쟁 종식을 위해 범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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