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급성 충수염에 대해서 처음으로 보고가 된 후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진 급성 충수염은 전 세계적으로 개복 수술을 하는 가장 흔한 질병중 하나이다.
언론사에 종사하는 30초반 여성인 P씨는 하루 동안 오른쪽 하복부의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돼서 근처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 먹었지만 증상이 가라앉지 않았다. 전날밤부터는 속이 약간 메슥거리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우측 아랫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껴서 병원에 왔다.
병원에 올 때는 통증이 심해서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전날 밤에는 설사를 두번 했다.
P씨는 과거에 별 다른 질병을 앓은 적이 없었고 수술을 한 적도 없었다. 담배는 피지 않았고 술은 동료들과 어울려 가끔씩 하는 정도였다. P씨는 미혼이었고 지난 일년간 성관계는 하지 않고 있었다.
검진상 혈압은 정상이었고 맥박은 분당 90회로 조금 빨랐다. 하복부 촉진상 통증이 심했고 반사통(rebound tenderness)이 보였으며 심한 통증으로 인해서 복부 근육의 경직 현상이 보였다.
소변 검사는 정상이었고 부인과 검사상 별 다른 소견이 없었다. 복부 초음파 검사상 충수돌기에 염증 소견이 보였고 P씨는 급성 충수염으로 진단을 받았다.
P씨는 응급 수술을 받은 후에 회복되었다.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져 있는 급성 충수염이란 맹장 끝에 붙어있는 약 10cm 길이의 충수돌기에 갑자기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미국내에서는 매년 2만5,000명 정도가 충수염으로 진단 받고 있고 성별로는 여자보다 남자에서 조금 더 흔하다. 어느 연령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10대에서 가장 흔히 발생한다. 60대 이후에는 임파조직의 수가 감소하면서 그 빈도가 감소한다.
급성 충수염의 원인은 맹장 주위의 임파조직이 증식하거나 대변 덩어리가 충수돌기의 입구를 막을 때 충수돌기내 부종이 생기고 충수돌기내 압력이 증가되면서 염증이 생기면서 충수염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위의 예처럼 심한 통증으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게 약간의 복통이나 설사 등 위장증상으로 시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은 환자의 병력이나 이학적 검사, 혈액검사 및 상복부 방사선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이들 검사로도 진단이 안되고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급성 충수염은 초기에 매우 모호한 증상으로 인해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수술은 비교적 쉬운 편이어서 수술로 간단히 치료가 되고 요즘은 복강경 수술로 할 수 있다.
진단이 늦어져서 급성 충수염이 터지거나 복막염이 생긴 경우는 항생제로 보존치료를 한 후에 수술을 해야 한다.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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