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뻑’ 얼짱-민망 댄싱 킹- 철없는 어르신 등,
처음엔 ‘눈살’ 어느새 ‘중독’ 고도의 심리전
‘싫어, 싫어…. 아니, 좋아!’
광고계에도 ‘비호감 마케팅’이 고개를 비쭉 내밀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 제고가 광고의 기본적인 과제임을 고려하면 언뜻 ‘어불성설’로 다가오는 전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연예계 전반에 불편한 입심 및 행동을 무기로 삼아 뻔뻔하게 튀는 비호감 연예인이 활개를 젓고 있는 가운데 광고계에도 처음엔 미간을 살포시 찌푸렸다가 어느새 뚫어져랴 몰두하게 만드는 ‘싫으면서도 좋은’ CF들이 속속 똬리를 틀고 있다.
사실 비호감과 호감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고 예민하다. 자칫 비호감의 영역에 발을 너무 깊숙히 담갔다가는 그냥 ‘외면’으로 직행할 수 있다. 또 호감을 주는 뻔한 공식만 답습하면 도토리 키재기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칠성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CF, 영진큐텐 CF, 오뚜기 미소라면 CF 등은 비호감과 호감의 절묘한 줄타기로 결국에는 입가에 웃음을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먼저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CF는 ‘핫이슈’의 스타인 이준기를 영입해 화제를 노린 광고. 그런데 막상 뚜껑을 딴 이 광고의 모습은 약간 ‘희안’했다.
이준기가 숱한 미녀들 틈에서 피아노를 치며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로 시작하는 트로트송을 부른다는 설정은 고급스러운 멋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준기에게 다가와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는 여성모델의 등장 신도 많이 튄다.
이준기가 거울을 보며 ‘거울속에 나를 보면 정말 행복해’라고 노래하는 대목 역시 ‘예쁜 남자’ 이준기의 기성 이미지를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이용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광고는 묘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반복되는 노랫말로 길디 긴 브랜드를 명확히 각인시키고 있는가 하면 광고의 장면과 음악을 머리와 입가에 계속 맴돌게 만들며 신제품 광고로서 소기의 목적을 너끈히 이루고 있다.
영진큐텐 CF와 미소라면 CF는 탁재훈과 신구를 ‘젊은 오빠’로 내세운 광고들. 그런데 유머를 위해 두 모델에게 부여한 임무의 수위가 다소 세 처음에는 어색하고 민망한 기분을 준다.
젊은이들이 즐비한 클럽의 중앙무대에서 현란한 댄스를 선보인 주인공이 알고 보니 탁재훈이었다는 내용의 영진큐텐 광고는 젊음을 되찾아준다는 제품의 특징을 20대 댄스가수 뺨치는 탁재훈을 통해 표현했다.
그런가하면 미소라면 CF는 ‘젊은 오빠DJ’ 신구가 신승훈의 ‘미소속에 비친 그대’가 흐르는 가운데 살인 ‘미소’를 흡뿌려 미녀손님 윤미라를 반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상우 헤어스타일’을 흉내낸 탁재훈의 온몸 열연, 손가락으로 총쏘기 등 깜찍한 동작을 마다하지 않은 중견배우 신구의 연기 등은 재미있지만 부담스럽게 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면에 몸을 던져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두 모델의 ‘서비스’ 정신은 종국에는 기분좋은 감흥을 만들고 있다.
비호감 마케팅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청자의 기호를 겨냥한 광고의 심리전 무기가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재원 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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