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 ‘1천만 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프로 전향 이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첫날부터 우승후보답게 맹타를 휘둘렀다.
위성미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파72.파6천46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뿜어냈다.
보기없이 6개의 버디를 쓸어담은 위성미는 10언더파 62타를 때리며 단독 선두에 나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할 때가 왔다면서 LPGA 투어 무대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장식하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던 위성미는 장담대로 완벽한 경기를 치러냈다.
18개홀에서 한 번도 그린을 놓친 적이 없는 정확도 100%의 컴퓨터 아이언샷을 뽐낸 위성미는 약점으로 꼽히던 2∼4m 거리의 퍼팅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프로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한다’는 1.2m 거리의 파퍼트 역시 꼬박꼬박 홀 한 가운데로 굴려 넣었다.
특히 장타보다는 정확도를 염두에 두고 티샷을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주로 사용한 위성미는 페어웨이를 벗어난 드라이빙이 단 3차례에 그쳤다.
또 러프에서 나무 사이로 그린을 공략해야 했던 2차례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두 그린에 볼을 올려 향상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2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위성미는 3번홀(파4) 1.5m 내리막 버디 기회를 살려냈고 7번홀(파4)에서는 4.5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0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지만 오히려 2.5m 버디 찬스를 만들어낸 뒤 1타를 더 줄였고 15번(파4), 17번홀(파3)에서도 아이언샷을 핀에 바짝 붙여 2개의 버디를 보탰다.
위성미는 대개 첫날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잘 해내 기쁘다면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이 잘 먹혀 들어가 편안한 자리에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개막전부터 이어져온 ‘한류’는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도 여전했다.
브라질교포로 최근 캘리포니아로 이사온 아마추어 유망주 안젤라 박(18)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때려 오초아, 위성미, 스테이시 파라마나수드(미국.67타)에 이어 4위에 올라 ‘아마추어 돌풍’을 예고했다.
안젤라 박은 이 대회를 마치고 프로 전향을 선언할 예정이다.
또 신인왕 레이스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선화(20.CJ)도 3언더파 69타라는 준수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내 줄리 잉스터,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과 함께 공동5위를 달렸다.
2언더파 70타를 친 안시현(22.코오롱)이 공동9위에 올라 시즌 첫 ‘톱10’ 입상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성미에 스포트라이트와 갤러리가 몰린 탓에 100명도 안되는 관중 앞에서 조용하게 경기를 치른 오초아는 신들린 아이언샷과 뜨겁게 달궈진 퍼팅 감각을 앞세워 보기없이 무려 10개의 버디를 뽑아내 9년 묵은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웠다.
62타는 지난 1997년 메어리 베스 짐머만이 세운 코스레코드 63타를 1타 경신한 것.
또 오초아는 2004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미네아 블롬퀴스트가 수립한 메이저대회 18홀 최소타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오초아는 따르는 갤러리가 많지 않아 아버지 하비에르의 격려의 말을 잘 들을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재기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박세리(29.CJ)와 박지은(27.나이키골프)은 나란히 2오버파 74타로 부진했다.
대회 2연패와 메이저대회 10번째 우승을 노리는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경기 내내 홀을 외면한 퍼팅 부진에 발목이 잡혀 이븐파 72타에 그쳐 우승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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