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타 내셔널코스의 파3 4번홀은 올해 거리가 205야드에서 240야드로 늘어나 웬만한 선수는 우드를 잡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세계 골프의 꿈의 대회인 제70회 매스터스 토너먼트가 개최되는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이 또 다시 ‘무장’을 대폭 강화하고 이번 주 선수들을 맞아들였다.
전통적으로 어거스타 내셔널의 주무기는 빙판을 연상시키는 유리알 그린. 하지만 지난 1997년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운 타이거 우즈가 18언더파 270타라는 기록적 스코어로 코스를 유린하며 첫 그린재킷을 챙긴 이후 어거스타 내셔널은 거의 매년 새로운 ‘타이거 장애물’ 세우기를 계속해 왔고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타이거 장애물’로 가장 잘 쓰이는 주요메뉴는 거리를 늘리는 것. 올해도 6개홀에서 티박스를 뒤로 빼 거리를 늘렸고 이 바람에 코스전장은 7,290야드에서 7,445야드로 늘어났다. 이는 1997년 우즈의 첫 우승 당시 전장인 6,925야드보다 무려 520야드가 늘어난 것이며 메이저대회 사상 두 번째 롱 코스다.
하지만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호랑이 잡기 위한 코스 난이도 늘리기로 더 골탕을 먹는 것은 이미 옷장에 그린재킷을 4개나 쌓아둔 우즈보다는 다른 선수들임이 분명하다. 숏아이언으로도 볼을 세우기 힘든 빠르고 딱딱한 유리알 그린을 이제는 롱아이언이나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공략해야 하니 웬만큼 잘 치지 않고는 버디펏을 구경하기도 힘들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매스터스 대회 열리는 어거스타 내셔널
코스전장 대폭 늘려… “버디잡기 어려울걸”
어거스타가 이번에 손을 본 홀은 모두 6개. 1번홀(파4·445야드)은 전에는 웬만한 장타자라면 세컨샷을 9번아이언으로 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게 하려면 티샷을 거의 331야드쯤 날려야 한다. 파3 4번홀(240야드)은 지난해보다 무려 35야드나 길어졌는데 핀을 그린 뒤쪽에 꽂아놓으면 거리가 무려 260야드는 되니 웬만한 선수는 파3홀 티샷에 우드를 잡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7번홀(파4·450야드)도 35야드가 늘어난 데다 페어웨이 양쪽에 소나무 다섯 그루가 심어져 착지지역이 한결 더 좁아졌다. 지난 2002년 35야드를 늘린 데 이어 올해 다시 15야드를 늘린 11번홀은 이제 505야드짜리 파4홀이 됐고 상당수 장타자들이 투온으로 이글을 노렸던 15번홀(파5·530야드)은 30야드가 늘어나 이제는 자칫 투온을 노리다간 볼을 연못에 수장시킬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17번홀(파4·440야드)도 전에는 티샷이 떨어지는 곳에서 내리막이 시작돼 거리 부담이 없었으나 올해는 두번째 샷을 치는데 6번아이언은 잡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코스에서 연습라운드를 치른 선수 상당수는 많은 파4홀에서 어프로치샷을 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클럽으로 처리해야 했다. 통산 5번째 그린재킷을 노리는 우즈는 “그린에 볼을 세우기가 더 어려워졌다. 아마 핀 옆에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캇 버플랭크는 파3 4번홀(240야드)에서 3번우드로 티샷을 해야 했고 11번홀(파4·505야드)에서는 “참 멋진 ‘파5’홀인데…”라며 익살을 부렸지만 심란한 표정이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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