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벌어진 매스터스의 전통 ‘파3 컨테스트’에서 첫 티샷을 하고 있는 최경주.
“목표는 그린재킷”
‘탱크’최경주 오늘 출격
사상 최초로 PGA투어 풀시드를 획득한 한인골퍼인 최경주(37)는 그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꿈도 꾸지 못했던 ‘PGA투어 대회 우승’을 이미 3번이나 달성해 낸 한국골프의 ‘파이오니아’다. 그가 도전하기 전까지 PGA투어 우승이란 한국선수들에게 ‘마치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여겨졌으나 그는 맨주먹으로 도전장을 내 이런 의식을 깨버렸을 뿐 아니라 잠시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아니라 PGA투어의 일급선수로 뿌리를 내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해냈다. 이제 그는 당당한 PGA투어의 중견급 스타다.
‘탱크’라는 별명답게 저돌적이면서 멈추지 않는 전진으로 유명한 최경주가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이정표에 도전한다. 6일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올리는 시즌 첫 메이저 매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린재킷’을 목표로 출사표를 내는 것.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어거스타 내셔널 무대를 밟은 후 올해로 4년 연속 출전하는 최경주에게 매스터스는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고, 또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대회다.
매스터스는 단순한 골프대회가 아니다. 골퍼라면 한 번 나가보는 것만도 영광이라고 하는 세계적인 ‘골프 이벤트’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이미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지난 2004년 그는 생애 불과 두 번째 매스터스 도전에서 단독 3위를 차지했고 이 경험을 통해 커리어 다음 목표인 ‘메이저대회 우승’은 매스터스에서 일궈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적인 스윙코치인 필 릿츤 역시 그린 주변에서의 세기와 티박스에서 장타를 겸비한 최경주의 게임이 어거스타 내셔널코스에 딱 맞는다며 그가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메이저대회로 매스터스를 꼽은 바 있다. 지금까지 3번의 도전에서 모두 컷을 넘어섰고 메이저 최고성적까지 올린 것으로 보아 매스터스와는 궁합이 잘 맞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골프계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인 매스터스 우승트로피를 향한 도전길이 만만할 리가 없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꿈에도 그리는 상이 바로 ‘그린재킷’이니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 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비제이 싱, 어니 엘스, 라티프 구슨 등 최고의 스타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실력자들이 매년 매스터스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으니 매년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엄청나다.
코스와의 싸움도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올해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은 전장이 7,445야드나 돼 메이저대회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코스가 됐다. 트레이드마크인 유리알 그린에 거리까지 엄청나게 길어졌으니 웬만한 선수는 버디 구경하기가 힘들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코스에서 우승을 다툴 선수는 10여명 내외일 뿐이라고 점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저력의 ‘탱크’ 최경주로서도 버거운 도전임에 분명하다.
또 하나의 도전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공식적으론 1970년생이나 실제로는 1968년생인 최경주는 다음달이면 38세가 된다. 선수로서 메이저우승을 노릴만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하지만 최경주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 선수가 아니다. 그의 커리어가 이를 입증한다. 선수로서 마지막 목표인 메이저, 특히 매스터스 우승을 노리는 최경주가 이번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