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당신은 내 진짜 아버지가 아니다’ ‘내가 누구냐’고 물을 때였습니다. 이때마다 나도 아버지고 또 다른 아버지는 아마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아이들에게 위로와 안정을 찾아주는 노력을 했지요.”
한국 어린이 3명을 입양, 20년 이상 키워온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NVCC, 이하 노바대학)의 로버트 템플린 주니어 총장(59)은 “장애아에게 가정을 만들어 주고 공부가 부진한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만큼 더 기쁜 일은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템플린 총장은 한국인 입양아 3명을 포함 14명의 자녀가 있는데 이중 11명은 입양했으며 11명중 6명은 장애아다.
4일 애난데일 캠퍼스 총장실에서 만난 템플린 총장은 “친자식 중 한명이 장애아인데 이 아이를 키우면서 장애아들에게 가정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에 장애아들을 많이 입양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온 2남 1녀 중 여자 아이가 장애아다.
템플린 총장은 “4살 때 입양된 딸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연방계약직 등 두 개의 직장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26세의 딸을 기특해 했다.
나머지 두 명의 한인 입양아는 34세, 32세로 모기지 브로커, 조경사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2남중 1명은 아기 때 또 다른 1명은 8살 때 입양했다.
템플린 총장은 “둘째 아이가 태어난 후 한 참 동안 아이가 없던 차 한국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친구로부터 입양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며 “자식 중 3명이 한국에서 와서 그런지 한인 커뮤니티에 친숙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템플린 총장은 입양을 시작할 때 “네가 어떻게 남의 아이를 네 친자식처럼 키울 수 있겠냐”는 장인과 아버지의 반대도 있었으나 아이를 안을 때면 모든 사회적 편견이 머리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템플린 총장의 장인과 아버지 두 사람 모두 한국전 참전 용사로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었지만 입양만큼은 반대했다고 한다.
아이를 처음 입양해 아이들이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들었을 땐 ‘아빠’ 등 간단한 한국말을 배워 가르치기도 했다는 템플린 총장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세명의 자녀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템플린 총장은 “아이를 너무 많이 키워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일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버지니아 햄튼 로드 출신의 템플린 총장은 어렸을 때는 공부를 잘하지 못해 대학진학도 포기했으나 하포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용기를 주는 선생을 만나 조지타운대에서 석사,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마침내 총장이 됐다.
템플린 총장은 “제 2의 기회를 가지려는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려고 4년전 노바대학 총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애난데일 등 6개 캠퍼스로 구성된 노바 대학은 미국에서 두 번째 큰 커뮤니티 칼리지로 6만명의 학생들이 학위·비학위 프로그램에 등록해 수학하고 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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