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 다하여라’
워싱턴 한국일보 제정 제1회 효자·효부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노환의 미국인 시아버지와 중환중인 친정아버지를 지극 정성 모시는 효심, 8년 넘게 식물인간 상태인 장모를 욕창 한번 없게 돌본 사위의 정성. 버지니아 훼어팩스 스테이션에 거주하는 김경오 씨(미국명 경 버틀러)와 역시 버지니아 로턴의 김명준 씨 두 명의 아름다운 ‘어버이 섬기기’에 첫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효자·효부상 선정위원회는 8일 한국일보 회의실에서 선정회의를 열고 이들 두 ‘지극한 효심’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국제결혼한 김경오(43) 씨는 스스로도 다리가 불편한 몸으로 80의 시부, 친부를 모시고 있다. 시아버지는 당뇨에 얼마 전부터는 기억력도 흐려져 거동은 물론 대소변 수발도 들어야 한다.
친정아버지는 폐가 나빠 호흡이 힘들고 목에 구멍을 뚫어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 10년 넘게 수시로 호흡곤란을 일으켜 월터 리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곤 한다.
추천인들은 김경오 씨를 ‘신세대 효녀 심청’이라고 불렀다.
남편 버틀러 씨도 효심이 지극해 아내를 격려하며 아버지, 장인을 함께 정성껏 모시고 있다.
또 한 명의 수상자 김명준(58) 씨는 아내 김상숙 씨가 “천사의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직접 얘기할 만큼 장모 돌보기에 헌신적이다.
김명준 씨 가족은 아르헨티나를 거쳐 10여 년 전 미국으로 온 뒤 2, 3년 후 장모가 중풍으로 쓰러졌다. 전신마비가 됐고 소위 식물인간 상태로 8년을 넘게 지내고 있다. 튜브로 음식물을 공급할 뿐 의식도 거의 없고 의사표시도 어렵다.
튜브만 빼면 이틀 안에 돌아가실 형편으로 병원에서도 널싱홈에 모시라고 하지만 손수 목욕시키고 정성껏 돌보는 아버지의 효성을 보고 큰 손자 손녀들마저 “그럴 수 없다”고 완강하다.
수상자 선정은 지난 한 달간 추천된 37명을 대상으로 한국일보가 자체 서류심사를 거쳐 13명의 후보를 가리고, 각계 인사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2명의 수상자를 최종 결정했다.
선정위원은 강만춘 전 상록회장, 노영찬 조지메이슨 대학 종교학과장, 박옥영 가정상담소장과 본지 이양호 총무이사가 맡았다.
선정위원들은 ▲집에 모시고 살고 있는지 노인아파트나 요양시설 등에 모시고 있는지 여부 ▲모신 기간 ▲모시기 어려운 정도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이들 두 후보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정위원들은 후보자들의 한결같은 지극한 효심에 심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김경오, 김명준 씨 선정에 큰 이견을 보이지는 않았다.
노 교수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이 이렇게 살아있다는 게 흐뭇하다”며 “동양의 이 같은 아름다운 전통이 미국인에게도 전해져 같이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드러나지 않은 훌륭한 분도 많을 것”이라며 “한국인의 효심은 이미 잘 알려져 미국인 시부모들이 한국 며느리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회장은 “이번 효자효부상이 효도·경노사상을 새롭게 고취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7일 한국일보 문화센터에서 거행되며 수상자에게는 각 1,000달러씩의 상금이 수여된다.
워싱턴 한국일보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효’사상 고취를 위해 제정한 이번 효자·효부상은 메릴랜드 위튼에 위치한 랜돌프 힐스 널싱센터(대표 이정희)가 특별후원하고 김희진 보험에서 협찬한다. <권기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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