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직접 가는 대신 인터넷 설교 접속 새 추세
젊은층 ‘파드캐스트’서 다운받아 ‘말씀’골라 들어
일부선 “기독교가 온라인 잡화점 될 판” 걱정도
셀폰이나 블랙베리, 혹은 아이파드 등 정보통신 매체들을 이용해 하나님과 직접 ‘접속’을 시도하는 기독교인들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경향을 뒷받침하듯 신앙관련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바르나 그룹’(Barna Group)이 최근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미국 성인들의 17%만이 “신앙개발에 교회가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교회를 우회하려는 성향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이들은 예배에 참석해 선택이나 편집이 불가능한 목사의 설교를 듣는 것보다 인터넷의 파드캐스트(podcast)에서 ‘갓캐스트’(godcast)를 아이파드로 다운로드 받은 다음 여기에 담긴 수 천개의 ‘말씀’ 가운데 구미가 당기는 제목만을 골라가며 듣는 쪽을 선호한다.
신도들의 상당수를 잃은 교회들 역시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정보통신 수단을 선교에 활용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인디애나주 복음교회인 그레인저 커뮤니티 처치의 마크 비슨 목사는 “성경의 내용 자체를 바꿀 수야 없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예수의 말씀대로 시대의 성격에 맞춰 메시지 전달 수단을 달리하는 것은 교회가 직면한 도전을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침대 위에 얽혀 있는 두 쌍의 다리에 웹주소를 삽입한 빌보드 광고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 웹주소(www. mylamesex.com)로 들어가면 섹스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짤막한 ‘예술 영화’에 이어 그레인저 커뮤니티 처치에서 앞으로 5주 동안 섹스와 정욕, 포르노에 관한 설교가 계속된다는 광고가 나온다. 비슨 목사는 광고를 내보낸 뒤 주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의 수가 평소보다 1,000명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빌리 그레이엄 센터, 대학생 선교회(CCC), ‘포커스 온 더 패밀리’‘프라미스 키퍼’ 등 영향력 있는 거대 기독교 선교단체들도 연합체를 구성, 웹사이트를 이용한 선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워싱턴 DC의 내셔널 커뮤니티 처치를 비롯한 교회들은 밴드부 연주, 성가대 율동 등 MTV에나 어울릴 법한 장면들을 추리고 또 추린 담임목사들의 명설교들과 함께 다투어 웹에 올려놓았다.
바르나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현재 개신교 교회들의 60%가 자체적인 웹사이트를 운영중인데 이는 2000년도의 35%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가운데 12%가 온라인으로 십일조를 모금하고 있고 절반 이상이 교인들과 E-메일과 교신한다. 중보기도 제목도 웹사이틀 통해 공고된다.
이런 현상에 대한 교계 내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도 물론 만만치 않다.
신학자인 필립 케네선은 전통적인 복음주의(Evangelism)와 달리 ‘E-복음주의’(E-vangelism) 체제하에서는 교회마다 담임목사의 설교가 몇 회나 다운로드 됐는가를 성공의 잣대로 삼게 되는데 이 경우 기독인들은 기독교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로, 교회는 온라인 잡화점으로 전락하고 만다며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이오와주 더부큐 신학대학의 존 P. 제웰 조교수는 “기독교 신앙의 기본원칙은 말씀의 육화이지 말씀의 디지털화가 아니다”고 강조하고 “교인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는 집회에는 웹사이트가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한 영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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