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확정지은 한희원이 기뻐하고 있다.
LPGA 코닝클래식
한희원, 연장 4번째홀서
이미나 제치고 통산 5승
한희원(27)이 3주 연속 들러리를 설 위기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끄집어냈다. 서든데스 연장전 4번째 홀까지 간 대접전 끝에 후배 이미나(25)를 울렸다.
한희원은 28일 뉴욕주 코닝 컨트리클럽(파72·6,062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코닝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이미나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운이 따른 것도 사실이다. LPGA투어에서 올해 세 번째로 치러진 한국선수들간의 연장전에서 한희원은 이미나가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냈을 때 17, 18번홀을 남기고 2타차로 뒤져 있어 우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남은 2개홀에서 모두 버디를 뽑아내야 하는데 이미나가 우승 인터뷰나 다름없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을 때 17번홀에서 친 세컨샷이 홀을 훌쩍 지나가 20피트 내리막 퍼트를 남기고 있었던 것.
그러나 한희원이 살며시 굴린 버디펏은 힘없이 경사를 타고 내려가다가 컵 언저리에 살짝 걸리더니 극적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래도 아직 1타가 부족했다. 반드시 버디를 잡아내야만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희원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18번홀(파4)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가른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은 홀 3피트 옆에 붙였다. 2개홀을 남기고 2타차 열세를 따라 붙은 승부 근성과 집중력은 챔피언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18번홀에서 치른 첫 연장에서 한희원은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지만 가뿐하게 건져 올린 뒤 까다로운 4피트 파펏을 집어넣어 패전 위기를 벗어났다.
세 번째 연장과 네 번째 연장에서는 행운까지 곁들여졌다. 18번홀에서 치른 세 번째 연장에서 한희원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려 숲으로 향했다. “딱”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를 맞힌 볼은 놀랍게도 페어웨이로 굴러 들어왔다. 이미나의 티샷도 같은 방향으로 날았지만 숲속에 그대로 떨어져 희비가 엇갈렸다.
이미나가 어렵사리 파를 지켜내 승부는 네 번째 연장으로 넘어갔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한희원에게 기울었다. 이 승부처에서도 한희원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려 숲속으로 들어갈 뻔했지만 살짝 나뭇가지를 스친 볼은 그린 공략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두 번이나 계속된 한희원의 행운에 기가 질린 이미나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로 날려보냈고 홀인을 노린 공격적인 칩샷마저 10피트나 지나가고 말았다.
이미나의 칩샷이 길어 퍼팅을 먼저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도 한희원에게는 행운이었다.
이미나가 짧은 파펏을 남겼다면 먼저 버디펏을 해야 했던 한희원은 반드시 넣어야만 우승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받았겠지만 이미나가 먼저 파펏에 실패, 한희원은 편안하게 투펏으로 우승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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