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녀 별남’ 이어 ‘소문난 칠공주’ 통해 인기
탤런트 고주원(25)은 앞으로 느리더라도 의미 있는 걸음을 할 것 같은 배우다.
2003년 SBS 드라마 ‘때려’로 데뷔한 이래 그간 자신의 이미지에 크게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을 정도로 소신있게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KBS 2TV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의 ‘유일한’ 역이 그나마 그가 맡은 역할 가운데 가장 코믹한 인물. 하지만 이 역시 인물 자체 보다는 인물이 처한 상황이 웃음을 주는 역할이다. 고주원이 애써 웃기는 연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고주원의 분석대로라면 ‘유일한’은 코믹하기보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로맨티스트다.
“‘미칠’의 낭비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 자체만 보는 ‘유일한’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저도 재수 시절에는 주변을 보지 않고 그 사람 자체만 좋아해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나이도 더 들고 사회생활도 꽤 한 지금은 그렇게 하질 못해요.”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보여줄 게 없어요
방송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실제 성격도 신중한 편인 고주원은 그간 몸으로 웃음을 줘야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없다.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보여줄 게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토크쇼는 나의 얘기를 하는,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니까 자신감 있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몸으로 웃기는 프로그램에는 나가고 싶지 않아요. 시청자들도 내가 나오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걸요. 몸으로 보여줄 것은 작품을 통해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연예계로 인생행로를 바꾸기 전까지 그가 서강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공인회계사의 꿈을 키웠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경제학도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신인 시절 고주원에게는 자신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을 테지만 그는 이제 그런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군대 문제는 대학원 졸업 후 생각할 계획
여기에는 평균 시청률 30%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한 그의 전작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이하 ‘별녀별남’)의 영향도 컸다.
“‘별녀별남’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인기도 그렇고 돈 문제에 관해서도 그렇습니다. 매일 카메라 앞에 서면서 연기에 대해서도 많이 깨우치게 됐고요. 그 작품 덕택에 젊은 사람들 뿐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알아봐 주세요. 특히 친구 어머니들이 좋아하시고요,”
올 8월 서강대를 졸업하는 고주원은 요즘 기말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학점이 짜기로 유명한 학교라 연기생활을 병행하며 학교에 다니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졸업할 수 있을 만큼은 성적을 받았다”고 멋쩍게 대답했다.
고주원은 다음 학기부터 대학원에 다닐 계획이다. 대학원에서는 종교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할 생각. 모교 혹은 연세대로의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 군입대 문제는 대학원 졸업 후 해결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졸업 앨범 사진을 찍으로 가야 한다”며 바쁘게 자리에서 일어난 고주원은 끝으로 “연기에 관해서는 자존심 다 버리고 한우물만 파겠다”는 각오를 잊지 않았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오미정 기자 om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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