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을 응원 안할 수도 없고, 일에 집중하자니 마음은 콩밭에 가있고...
독일에서 펼쳐지고 있는 2006년 월드컵 때문에 워싱턴 한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데 이어 이번에도 토고를 꺾고 프랑스와 혈전 끝에 극적인 박지성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겁 없이 돌진하는 한국팀의 투혼이 한인들의 생활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한인 단체나 사업자들도 한국팀이 선전을 계속하는 한 정상적인 업무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김모씨는 한국 경기가 있던 13일 아예 일을 그만두고 하루종일 월드컵 경기만을 시청했다. 다행히 18일 프랑스전은 일요일이라 일을 안해도 됐지만 오는 23일 스위스전은 단체응원 참가를 위해 하루를 공칠 생각이다.
축구팬인 김씨는 “4년만에 한번, 그것도 한국팀이 본선에 올랐는데 일이 중요하냐”며 “한국팀이 16강에 오르지 않더라도 빅 매치는 일에 지장을 주더라고 꼭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미국회사에 근무하는 박모(45세)씨는 대부분의 경기가 근무중에 열리는 관계로 인터넷 중계를 통해 경기를 보고 있다. 박씨는 “업무중 인터넷을 자주 보는 관계로 일에 지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자주 보게 된다”며 “당분간은 주위 눈치 봐가며 계속 월드컵 경기를 시청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사우스 런 축구장에성 열릴 예정이었던 한인교회 대항 버지니아기독축구리그는 전면 취소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4시부터 4경기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당일 오후 3시부터 한국-프랑스 시합이 벌어질 예정이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응원에 나서기로 자연스레 합의가 됐다.
북버지니아한인회 고대현 회장은 “지난 프랑스와의 경기 때는 전부 다 볼 수 없었는데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되는 스위스 전 만큼은 모든 일을 제쳐놓고 단체 응원전에 합류할 생각”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인 여가생활의 한 몫을 차지하는 비디오 시청도 이번 월드컵으로 시들하기는 마찬가지.
훼어팩스의 최모씨는 “평소에 비디오 보기를 좋아하지만 월드컵으로 인해 2주전 빌려온 비디오도 아직 못보고 있는 상태”라며 “월드컵 경기가 드라마나 쇼 프로보다 더 재미있어 월드컵이 끝난 후에야 비디오를 시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한인 비디오 업소 관계자는 “월드컵으로 인해 비디오 대여가 현격하게 줄었다”면서 “특히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은 비디오 빌리러 오는 이들이 소수에 불과 할 정도”라고 밝혔다. 한창 열기를 더해가는 미 프로야구나 챔피언전을 펼치고 있는 프로농구도 월드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낮에는 실컷 월드컵 실황을 보고 저녁에는 집에서 그날의 하이라이트를 즐기느라 평소에 즐겨 보던 야구나 농구는 뒷전”이라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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