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타이거 우즈(가운데)가 18일 연습라운딩 도중 16번홀에서 티오프한 뒤 티박스를 떠나고 있다.
1967년이후 39년만에 다시 브리티시오픈이 개최되는 로열 리버풀의 클럽하우스 모습.
브리티시오픈 내일 개막
최경주·허석호·박은호 출전
‘로열 OB’를 정복하라.
‘The Open’으로 불리는 세계골프 최고역사와 전통의 제135회 브리티시오픈 골프챔피언십이 20일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코스(파72·7,258야드)에서 막을 올려 4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로열 리버풀은 109년전인 1897년 처음으로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1번이나 ‘디 오픈’을 호스트하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로열 리버풀’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 지난 1967년 대회를 개최한 뒤 무려 39년동안 브리티시오픈 코스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거의 모든 선수들은 이런 코스가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타이거 우즈는 “내가 로열 리버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리버풀에 있다는 것 뿐”이라고 털어놨고 전 US오픈 챔피언 라티프 구슨은 “거의 모든 선수들이 여기서 마지막으로 대회가 열렸을 때 아주 어리거나 아예 태어나지도 않았으니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로열 리버풀 역시 브리티시오픈의 상징인 링크코스지만 로열 트룬과 같은 고스 숲도 없고 카누스티처럼 허리까지 오는 풀도 없으며 세인트 앤드류스의 더블 그린도 찾아볼 수 없다. R&A(왕립골프협회)가 전장을 263야드나 늘렸음에도 불구, 7,258야드의 전장은 올해 US오픈 코스였던 윙드풋보다 6야드나 짧다. 겨우 6야드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윙드풋은 파70인 반면 로열 리버풀은 파72여서 요즘 PGA투어 장타자들에겐 식은 죽 먹기 수준이다. 더욱이 18일 연습라운딩 때는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 기온이 80도 가까이 올라갔고 이 같은 날씨가 대회 기간중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상예보로 인해 엄청나게 낮은 스코어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로열 리버풀에도 한가지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골퍼들에게 가장 공포의 대상인 ‘OB(Out of Bounds)’. 18개홀 가운데 10개홀이 OB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골프다이제스트의 설계에디터 론 위튼은 로열 리버풀에 ‘로열 OB’라는 닉네임을 붙여줬다. 널찍한 페어웨이로 인해 OB를 낼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일단 나왔다하면 잘해야 보기를 건지는 것이니 겁나는 페널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여기에 브리티시오픈의 트레이드 마크인 악천후가 곁들여진다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R&A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원래 17번홀을 이번 대회 1번홀로 바꾸고 16번(파5)을 피니싱홀로 하기로 결정했다. 브리티시오픈 역사상 파5홀이 피니싱홀이 된 것이 이번이 처음. 특히 이 홀은 오른쪽으로 OB 경계선을 갖고 있어 숨 졸이는 피니시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최경주와 허석호 외에 아시아예선을 거쳐 나온 박은호 등 3명의 한인선수가 출사표를 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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