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인 클라렛 저그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타이거 우즈.
우즈가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포옹한 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흐느끼고 있다.
제135회
브리티시오픈
드마코 2위·허석호 11위
“아버지가 이 모습을 한 번만 더 보실 수 있었더라면….
제135회 브리티시오픈 골프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이자 대회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홀컵에서 볼을 집어 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를 포옹한 뒤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흐느꼈다. 지난 5월3일 세상을 떠난 아버지 얼 우즈가 다시는 자신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아픔이 뼈에 사무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날 감정적인 모습에도 불구, 우즈는 아버지를 떠나 보낸 뒤 프로로써 첫 메이저대회(US오픈) 컷오프를 당했던 아픔을 씻어버리고 명실상부한 골프 사상 최고의 승부사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이날 생애 11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우즈는 월터 헤이건과 메이저 최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서며 ‘골든베어’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의 대 기록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24일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코스(파72·7,258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즈는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 4일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크리스 드마코(272타)를 2타차로 제치고 세계골프 최고전통의 타이틀을 상징하는 클라렛 저그(Claret Jug) 트로피를 치켜들었다. 지난 1982·83년 탑 왓슨에 이어 23년만에 나온 브리티시오픈 2연패였고 18언더파 270타는 우즈 자신이 보유한 메이저대회 최다언더파 기록(-19)에 단 1타가 모자랐다. 한편 지난해 매스터스에서 우즈와 플레이오프 접전을 펼쳤던 드마코는 16언더파 272타로 단독 2위를 차지하며 지난 8번의 메이저대회에서 3번째 준우승을 기록하게 됐고 어니 엘스는 5타 뒤진 13언더파 275타로 3위에 올랐다.
전날까지 서지오 가르시아, 엘스, 드마코 등 3명에 단 1타차 단독선두를 달린 우즈는 이날도 어김없이 선두를 놓치지 않고 피니시라인에 1위로 골인, 메이저대회 3라운드 리드를 100% 우승으로 마무리하는(11타수 11안타) ‘철벽 수문장’의 면모를 재확인시켰다. 이날 가르시아와 함께 챔피언조로 경기 한 우즈는 한 그룹 앞서가던 엘스가 파5 5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공동선두로 올라오자 곧바로 이글로 응수, 단숨에 리드를 2홀차로 벌린 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는 그냥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엘스는 8번과 11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우승경쟁에서 밀려났으나 대신 그와 함께 경기한 드마코가 6, 10, 13번홀에서 버디를 건지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고 우즈가 12번홀에서 이날 유일한 어프로치샷 실수로 보기를 범하자 리드는 1타차로 압축됐다. 그러나 감돌던 긴장감은 14번홀부터 우즈의 3연속 버디쇼가 터져나오며 폭염에 눈 녹듯 사라졌고 대회는 다시 한 번 우즈의 빅토리 퍼레이드가 됐다. 대회 내내 딱 한 번만 드라이버를 사용했을 뿐 주로 롱아이언을 이용한 컨트롤게임으로 코스를 완벽하게 매스터해낸 우즈로서는 인생의 스승인 아버지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이날 유일한 한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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