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의 주선으로 한국을 방문중인 미국 중고교의 한국어 클래스 학생들이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애스톤 페리스, 쇼마리 린튼, 저스틴 브라운, 애쉴리 한.
<서울-우정아 기자>
“한국말 배울수록 재밌어요”
한국어 클래스 27명 3주간 서울서 민박
“god 좋아요” “한국에 꼭 유학 올래요”
“덩덩덕 쿵덕 덩기덕 쿵덕”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울러 퍼지는 소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웬 금발머리 백인과 흑인 학생들이 한국 아이들과 같이 섞여 장구를 치는 모습이 신기한 지 어디서 왔을까 궁금한 표정이다.
미국 중고등학교 정규 클래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 가운데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들은 남가주를 비롯해 뉴욕, 미시건, 버지니아 등 전국 곳곳에서 찾아왔지만 “한국어가 좋다”는 한가지 열정 때문에 이날 남산골 한옥마을에 모이게 됐다.
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이 올해 처음 실시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7월18일부터 8월7일까지 3주간 한국 가정에서 민박하면서 한국을 체험토록 하는데 27명의 참가자 가운데 13명은 한인 2세나 혼혈 한인들, 나머지 14명은 한국어 클래스를 택하고 있는 타민족 학생들. 주위 친구들로부터 왜 한국어를 배우냐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래도 한국어가 재밌다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한류라고 할 수 있다.
트레이시 코브렌(사우스 카운티 고교 12학년)의 경우 버지니아주 학교에 한국어 클래스가 없기 때문에 매일 45분씩 운전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대학에 가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싶다는 트레이시는 god,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한국 음악과 TV쇼를 좋아한다. 트레이시는 첫 주에 열린 캠프에서 한국 친구 10여명과 사귀어 연락처를 교환했는데 캠프 폐회식에서는 헤어지기 싫은 듯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4년째 한국어를 공부한 마크 브래질(토랜스 고교 12학년)은 주한 미대사가 되는 것이 꿈. 연세대학교에서 국제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마크는 한국어 클래스에 연세대 교수가 방문한 적이 있는데 연세대에 영어로 수업하는 새로운 교과과정이 있다는 것을 듣고 연세대에 가기로 결심했다. 마크는 민박가정으로부터 장구, 굿거리, 삼채 등을 배웠다. 마크의 민박 ‘어머니’ 김정임씨는 마크가 한국어를 너무 잘해 놀랐다며 그가 꿈을 이루도록 기도해 준다고 말했다.
대리어스 멜렌데즈(워싱턴주 타코마 링컨 고교 12학년)는 부모가 주한미군으로 한국에서 서로를 만나 결혼하는 등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부모가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어떻게 만났는 지 등 한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들려주면서 한국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그는 봄방학 때 1주동안 LA에 왔는데 박물관에서 한글이 발명된 과정과 조선왕조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며 특히 우정의 종각을 봤을 때 한국에도 유사한 종이 있다는 것을 듣고 한국에서 실제로 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처럼 한국에 오게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는 가을부터 처음으로 한국어 클래스가 제공되는 LACES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리아 김씨는 “한국어 클래스를 택하고 한국에까지 찾아온 이들은 뭔가 다른 아이들”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서울-우정아 기자>
한국을 방문중인 미국 학생들이 이화여자대학교를 견학한 후 원래의 이대 캠퍼스를 그대로 복원한 기념물 앞에서 민박 가정의 자녀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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