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코너 타이거 우즈
홍코너 필 미켈슨
메이저 ‘빅뱅’
‘청코너-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메이저대회 11승, 통산 50승의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
‘홍코너- 매스터스 챔피언, 대회 디펜딩 챔피언,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
올 세계 골프의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이 세계 골프팬들에게 최상의 매치업을 선사했다. 오는 17일 일리노이주 메다이나의 메다니아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제88회 PGA 챔피언십에서 첫 이틀동안 ‘우즈 대 미켈슨’, 아니 ‘타이거 대 필‘의 드림매치업을 만들어 준 것.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PGA챔피언십이 전통적으로 시즌 첫 3개 메이저대회 챔피언을 첫 이틀동안 한 조로 묶는 탓에 생긴 ‘드림조’다. 물론 이들과 함께 US오픈 우승자인 제프 오길비도 같은 조로 포함됐으나 세계골프 넘버 1과 넘버 2가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펼치는 상황에선 뒷전으로 밀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실 우즈와 미켈슨이 필드에서 영원한 라이벌일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서로 상대방을 집에 초대하겠다는 생각이 꿈에도 없는 냉랭한 관계임을 감안할 때 오길비는 이틀간 두 거물사이에서 ‘피스 메이커’ 역할을 담당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난 4월 프레드 커플스와 함께 시종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며 어거스타 내셔널 코스를 돈 끝에 생애 2번째 그린재킷을 차지했던 미켈슨은 그날과 오는 17일(우즈와 1라운드)이 어떻게 다를 것이냐는 질문에 “대화의 양”이라고 즉각 답해 우즈와는 경기도중 대화할 생각조차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10여년 가까이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온 우즈와 미켈슨이 같은 조로 맞붙는 것은 이번이 14번째이고 메이저대회에선 3번째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메이저대회에서 같은 조로 자웅을 겨룬 것은 2001년 매스터스 파이널 라운드였으니 벌써 5년전 이야기다. 당시 사상 초유의 4연속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나섰던 우즈는 백9에서 거의 무결점 플레이로 미켈슨을 두 타차로 따돌리고 4연속 메이저 우승이라는 소위 ‘타이거슬램’을 완성한 바 있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포드챔피언십 최종일로 당시 우즈는 미켈슨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 접전 끝에 17번홀에서 30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리드를 잡은 뒤 마지막 홀에서 6피트 파펏을 홀컵에 떨궈 미켈슨을 뿌리쳤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맞대결은 우즈의 승리로 끝났으나 미켈슨이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2000년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미켈슨은 우즈의 토너먼트 6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고 그해 투어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우즈를 추월해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우즈가 3라운드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은 당시 4년만에 처음이었다. 비록 전체적인 승률에선 우즈에 비교할 수 없지만 미켈슨이 우즈의 라이벌로 꼽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들의 신경전은 가만 놔둬도 치열하기 그지없을 텐데 미켈슨의 숏게임 코치 데이브 펠츠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채질까지 하고 나섰다. 15일자 시카고 트리뷴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미켈슨이 자신의 베스트를 발휘한다면 세상 누구도 그를 꺾지 못한다”고 장담하고 나선 것. 그는 ‘그 세상 누구에 우즈도 포함되느냐’는 추가질문에 “물론이다”면서 “필의 롱스윙이 좋다면 그의 숏게임은 세계 최고다. 타이거의 숏게임도 나쁘지 않지만 필의 퍼팅이 보다 꾸준하고 그린주변에서 창의력에서도 앞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우즈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나도 잘 할 때는 꽤 꺾기 어려운 상대일 것”이라며 슬쩍 정면대결을 비켜갔으나 그가 그 말을 잊을 리는 만무하다. 미켈슨은 “내가 입을 놀리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고용했다”고 웃었으나 이 코멘트는 대회 내내 이들 둘을 따라다닐 것이 분명하다.
통산 12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노리는 세계 넘버 1 타이거 우즈.
우즈의 독주를 결코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디펜딩 챔피언 필 미켈슨.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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