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보라스(왼쪽)와 다이스케 마쓰자카.
‘보라스의 완패’
협상권만 무려 5,110만달러에 팔린 일본인 투수 다이스케 마쓰자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6년간 5,200만달러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억달러를 운운했던 수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완패다.
그 모든 칼자루는 보라스가 쥐고 있었다. 훨씬 많은 돈을 받았어야 할 시장이었지만 메이저리그 자유계약 시장을 잘 모르는 일본인 선수를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원했던 대로 3년 계약을 맺은 뒤 다시 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시나리오도 만들지 못했고 구단에서 장기계약을 고집한다면 ‘시세’는 1억달러라고 주장하더니 그 절반밖에 못 받았다.
공평하게 말하자면 결정권은 선수가 쥐고 있는 것으로 에이전트 탓이 아니라 마쓰자카가 레드삭스의 ‘풀코트 프레스’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계약에 실패해서 더 큰 일인 쪽은 레드삭스였다. 그리 큰 뉴스를 만든 뒤 일본을 놀린 셈이 되는 것으로 일본이란 시장은 ‘키스 굿바이’하는 것은 물론 마쓰자카가 내년 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돌아와 ‘영원한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계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자유계약 시장도 애덤 이튼과 같은 별 볼일 없는 투수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800만달러 연봉 패키지를 받을 정도로 폭발한 상태다.
마쓰자카의 가치가 1억달러가 넘는다는 데는 양측이 동의했다. 하지만 레드삭스는 세이부 라이온스에 줘야 하는 이적료 성격의 돈 5,110만달러를 포함한 1억달러를 말했고 보라스는 그 돈은 별개라고 주장해 왔다. 사실 구단끼리 얼마를 주고받든 선수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이튼과 같은 ‘B급’ 투수가 800만달러를 받았으면 마쓰자카와 같이 협상권을 따내는 데만 천문학적인 돈이 베팅된 거물은 훨씬 좋은 ‘특급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하다.
이를 알고 보라스는 “급한 것은 구단”이란 식으로 끝까지 버텼고 레드삭스는 전용 비행기로 보라스의 남가주 오렌지카운티 오피스까지 찾아가는 등 만약에 대비 그 모든 것을 에이전트 탓으로 돌리려는 준비를 했다. 구단주가 직접 나서 “보라스가 너무 협조를 안 해 직접 에이전트의 문 앞까지 찾아왔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였다.
레드삭스는 마쓰자카에 14일 데드라인 전에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신체검사부터 해야 하니 그 비행기를 타고 같이 보스턴으로 가줄 것을 요구했다. 보라스는 합의를 보기 전에는 그 비행기에 태울 수 없다고 맞섰다.
레드삭스는 결국 13일 오전 비행기는 오렌지카운티 잔 웨인 에어포트를 떠나야 하며 마쓰자카가 그 비행기에 타지 않으면 딜은 성사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마쓰자카는 그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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