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석 신부는 650만부 이상 인쇄된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소책자를 들고 길에 나가 사람을 만난다.
■천주교 가두 선교단 이판석 신부 LA방문
“교회가 곧 선교사 … 모범 보여야
따뜻하게 맞이하면 언젠가 돌아와”
“선교란 방문 판매와 똑같죠.”
이판석 한국 천주교 가두 선교단 지도신부가 LA를 찾았다. 사순절을 맞아 남가주 5개 성당에서 선교 특강을 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사제 생활 42년째인 이 신부는 1990년 가두 선교단을 조직, 한국의 선교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교회로 교인이 찾아가는 걸 기다리는 게 아니라, 교인이 있는 곳에 먼저 찾아가는 신부다. 최근에는 ‘안아드립니다’(free hug)를 이용해 가두 전도를 하고 있다.
이 신부는 가두 선교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말한다.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회에서 결정된 ‘백성에게 찾아가는 교회’가 그 시작이라고 한다. “가서 백성을 위로하고, 함께 살고, 함께 걱정하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교회가 되라는 뜻이었죠”라고 이 신부는 말한다.
이 신부는 선교란 특수한 사람의 몫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교회 자체가 세상에 파견된 공동체로,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에게 알게 하는 사명으로 불타는 곳이라고 말한다. 교회가 곧 선교사라는 것이다.
“거리에 나가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교회 안에 앉아 있으면 있는 사람만 보잖아요. 저 자신부터 권위적인 모습을 벗어야 되겠다고 결심했죠.”
이 신부는 예수께서 전도한 방법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예수는 수천명을 모아서 한꺼번에 가르치기도 했고, 개인을 찾아가 만나 제자로 삼으셨다는 게 이 신부의 말이다. 가두 선교단이 전단을 마구 뿌리기보다는 천주교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접근하는 것은 예수께서 택한 개별적 만남을 따르는 것이다.
이 신부가 선교에서 중시하는 것은 사람들의 행복 추구 본성이다. 예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신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선종 직전에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세요’라고 말하셨죠”라며 “교황 스스로가 선교하기 위해 지구를 29바퀴나 도셨으니, 우리도 그렇게 해야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전임 교황은 여섯 번이나 편지를 보내 이 신부와 가두 선교단의 노력을 치하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도 2월5일자 편지에서 “천주교 가두 선교단의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의 용기에 확신을 가지고, 마리아께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고 격려했다.
이러다 보니 이 신부는 한국에 있는 1,400여 성당 중 1,000곳 이상을 다녔다. 선교에 대한 교육 요청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미국도 거의 해마다 찾아 선교 교육을 시키고 있다.
선교가 잘 되려면 교회가 모범이 되야 한다고 이 신부는 말한다. 그 핵심은 이웃 사랑이다. 불쌍하고 어려운 사람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포용하고 수용하면 자연스레 선교가 된다는 뜻이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의를 구현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게 선교에 앞장서는 교회의 모습이라고 이 신부는 말한다.
이 신부는 “가만히 앉아서 물건을 팔 수도 있지만, 방문 판매라는 것도 있잖아요”라며 “마음을 열고 길에 나가 사람을 따뜻이 맞이해 주면 언젠가는 그 사람이 다시 찾아오게 됩니다”고 말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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