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로켓’ 로저 클레멘스(44)처럼 자유계약 시장을 잘 이용하는 선수는 처음 봤다. 작년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애타게 만들며 시즌의 절반밖에 뛰지 않고 2,200만달러 연봉을 뜯어내더니 올해는 애스트로스와 두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싸움 붙인 끝에 7일 양키스로부터 2,800만달러 연봉을 받아냈다. 이 정도면 ‘로토’ 로저 클레멘스로 불러도 그만이다.
한국에서 이렇게 다른 두 팀을 이용해 돈 벌었으면 마치 큰 죄를 진 사람 취급을 한다. 금액이 이 정도로 커지면 미국에서도 욕이 나온다. 양키스 동료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500만달러 연봉을 받는 죄로 야유의 대상이 됐는데 클레멘스는 그 보다 더 좋은 초특급 대우를 받게 됐다.
클레멘스는 전 시즌을 뛰는 것도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먼저 몸을 만들고 약 한 달 뒤에야 메이저리그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게다가 클레멘스는 상황에 따라 원정경기에 동행하지 않아도 되는 특혜까지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디비전 바닥까지 추락했던 양키스가 급한 나머지 클레멘스의 에이전트에 호되게 두들겨 맞은 것으로 보인다.
과연 클레멘스가 그 값어치를 할까.
ESPN 설문조사만 봐도 양키스는 그래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할 것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다. 클레멘스는 승부욕이 강한 ‘파이터’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며 지난 2년 동안의 방어율은 눈부시다. 그러나 45세가 가까운 나이에 5이닝짜리 선발투수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때로는 완투를 하며 지치고 지친 불펜을 쉬게 해줄 선발투수가 필요한데 클레멘스는 오히려 불펜을 축내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너무나 많은 돈을 받고 너무나 많은 특혜를 누리며 동료들의 반감을 사 팀 화합이 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디비전 라이벌 레드삭스로 못 가게 만들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클레멘스의 영입을 작전성공으로 보는 양키스 팬들도 많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