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중심서 문화 위주로 변모
송년회 문화가 바뀌고 있다. 먹고 마시고 취하던 전통적인 송년회 대신 춤도 추고 음악도 즐기는 ‘분위기 있는’ 송년회 문화가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한식당 위주의 연회장소도 호텔, 클럽 하우스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1일 한성옥에서 연말파티를 갖는 워싱턴 ROTC 동우회는 5인조 보컬 밴드를 초청, 재즈와 팝도 듣고 춤도 추며 신명을 낼 작정이다.
김광수 회장은 “모처럼의 연말 모임을 색다른 분위기로 즐겨보자는 뜻에서 흑인 밴드를 초청했다”며 “부부 동반 모임이라 부인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축구협회(회장 허종근)도 2일 큐스 연회장에서의 연말행사에 ‘예술’을 가미한다. 지역가수인 박군자씨 외에도 평양예술단을 초청, 전통 무용을 즐기고 민요를 들으며 흥겨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한미여성재단(노라 스탬퍼 회장)은 전부터 음악과 댄스파티를 겸한 송년행사로 유명세를 떨쳐온 단체. 2일 스프링필드 힐튼호텔에서 여는 기금모금 파티도 역시 멋들어진 춤과 음악으로 분위기를 한껏 달굴 예정이다.
워싱턴여성회(회장 은희 우다드)도 16일 타이슨스 코너의 크라운 플라자에서 댄스파티를 겸한 장학금 시상식을 갖는다.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김인억)는 연말행사를 아예 송년음악회로 대체했다. 20일 조지메이슨대 콘서트홀에서 멀티미디어 버라이어티쇼 형식으로 진행한다. 한미 성악가, 연주가들이 서양 음악은 물론 가곡, 캐럴, 대중음악을 선사하며 저무는 한해의 아쉬움을 달랜다.
이처럼 송년파티가 ‘음주’ 중심에서 ‘문화’를 가미한 모임으로 변하면서 댄스 강습소도 덩달아 붐비고 있다. 애난데일의 워싱턴 댄스 아카데미 윤경 대표는 “요즘 어느 송년모임에 가도 춤을 못 추면 썰렁하게 앉아만 있어야 한다”며 “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부부 동반 모임이 증가하면서 연말을 앞두고 춤을 배우러 오는 부부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연말 파티를 위한 연회장소가 다양화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신 풍속도이다.
한미연합회는 DC의 K 스트릿 라운지, 영남대 동문회는 1일 보스턴 레스토랑, 신일고 동문회는 8일 로럴 힐 골프클럽 하우스, 버지니아미용인협회는 9일 돈키 카페, 고려대 교우회는 29일 ‘Army Navy Club’에서 우정을 나눈다.
특히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호텔을 찾는 단체들이 늘었다. 시민연맹은 2일 맥클린 힐튼, 연세대 동문회는 쉐라톤 프리미어, 부동산협회는 29일 타이슨스 리츠칼튼, 이화여대는 30일 타이슨스 메리엇 호텔에서 각각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헌던 소재 브레이크스 스포츠바 매니저인 권영남 씨는 “이민 연륜이 쌓이면서 미국 문화가 몸에 배인 한인들의 파티문화도 새로운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며 “송년문화도 한국의 끈끈한 정과 미국의 합리적인 방식이 결합돼 건전하게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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