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게 학교도 변해야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대학의 남녀공용기숙사… TV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장면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실제로 일부 대학에서는 암암리에 학생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행해져온 관행이지만 스탠포드대 기숙사 관계자들은 현재 이를 공식채택하는 과정을 논의중이라고 SJ 머큐리는 전했다.
남녀공용기숙사의 필요성에 대해 “학생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캐서린 루보스양은 스탠포드대에서 국제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남녀평등 위원회’를 조직, 학교 관계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최근 게이, 트랜스젠더들이 늘고 있는 세태와 더불어 학생들 중에도 이런 성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권리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라고.
스탠포드대에서 처음으로 남녀학생이 기숙사 시설을 공동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66년부터이며, 이듬해에는 더 많은 층으로 확산되었고 후에는 샤워시설까지 함께 사용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마지막 단계로 룸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간 수차례 걸쳐 일부 학생들에 의해 추진되어 왔다는 것.
학교당국이 “남녀공동기숙사제도”를 공식 채택할 경우, 타대학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은 적지만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칼텍(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UC 리버사이드, 다트머스대, 뉴욕대 등을 비롯하여 30여개의 대학이 이미 이 정책을 수정 보완중이라고 한다.
반면, 듀크대, 터프트대 그리고 노스 캐롤라이나대 등의 일부 대학들은 이 정책을 백지화시켰다고.
또한 UC 버클리를 포함한 일부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기숙사의 몇 개의 층, 혹은 특정 건물에서만 남녀공동기숙사를 허용하는 제한적 선택권을 심의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책을 찬성하는 학생들은 남녀공용 기숙사 정책이 공식적으로 허용된다고 해서 스탠포드대학이 이성과의 동거를 장려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으며, 만일 학생들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다른 방법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했다.
4학년에 재학중인 로라 하이드양은 레즈비언도 양성애자도 아니지만 “남동생과 함께 자랐기에 기숙사에서 남학생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것이 더 편하고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에 여학생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에릭 트랜군은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남자전용 기숙사보다 여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여러가지 이점들이 많을 것 같다”고 찬성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하여, 대학내 보수적 성향의 단체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단체의 회원인 토마스 슐츠는 “극히 일부의 학생들이 이번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여 “남학생들이 나쁜 의도를 갖고 여학생들을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학교 당국은 이번 정책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재선 기자> jslee4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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