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가 정확하지 않으면 절대 매매를 성사시키지 않습니다. 바이어나 셀러를 속여서는 안되지요. 고객으로부터 받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저는 이러한 마음가짐이 해병대 정신이라고 믿습니다.”
이름이 참 독특하다. ‘락머린스 부동산(ROKMarines Realty)’. 해사 32기로 임관해 해병대 대령으로 퇴역한 박용우 대표의 철저한 군인 정신이 흠씬 묻어나는 회사명이다. 박 대표는 회사 이름만 그렇게 지은게 아니라 그렇게 살아왔고 비즈니스 역시 그런 방식으로 해오고 있다.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듯 박 대표의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다. 처음 매매 상담을 할 때부터 거래가 성사된 후, 아니 그 이후라도 서비스는 끝나지 않는다.
부동산 끝모를 불황
해병대 정신으로 돌파
매사를 원칙대로 하면서도 고객의 최대의 만족을 위하는 비즈니스... 뭔가 상반되는 철학인 듯해서 이해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박 대표는 “신뢰를 얻으니까 손님들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는 경우가 참 많다”고 말했다. 손해 볼 것 같은 방식이지만 오히려 탄탄한 사업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증거다. ‘손님들의 주머니에서 페니 하나라도 절대 잘못 지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태도를 남들도 쉽게 알아챈다는 의미다.
사실 가족들은 이런 박씨의 성격을 아는지라 부동산 중개업이 잘 안맞을 거라 우려했다. 물론 그런 면이 있었다. 쉽게 남들처럼 해주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그의 업무 태도를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군에서 배운 대로 철저히 준비하고 공부하며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을 누가 당할 수 있을까? 이제는 손님의 부당한 요구를 처음부터 과감히 거절하는 사업 전략을 구사해도 신뢰는 더욱 쌓여가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여기저기서 한인 부동산 경기가 몸살을 앓는 모습을 한복판에서 지켜본 그는 “주택에만 투자가 너무 몰려 어려움이 더 컸다”고 아쉬워했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비즈니스 매매는 경기가 나쁘지 않은데 남들이 주택에 투자한다고 하니 너도 나도 몰린 탓이다. 박씨는 “한인들이 많이 하는 비즈니스는 물론 프랜차이즈가 상당히 전망이 좋은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영어가 서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포기하지는 말 것을 권유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전히 태극기에 경례를 하고 시작한다는 박 대표. 그의 집 지하실에 내려가면 커다란 양국 국기가 세워져 있고 운동 기구가 가득하다. 밥은 안먹어도 운동은 매일 해야 하는 체질이다.
워싱턴에서 매년 열리는 해병대 마라톤에도 참가해 당당히 완주한 경력이 있다. 목표를 4시간 이내로 잡았는데 아깝게 몇 분을 넘겼다고.
박 대표는 “올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법이 있다”며 철저한 시장 조사로 처음에 적정한 가격을 산정할 것, 가능한 많은 리스트를 보유해 고객의 필요에 맞출 것, 매물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찾을 것, 양쪽에 인센티브를 많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 등을 조언했다.
8년 전 미국에 이민 오기 전 2년반 동안 파견 장교로 미국서 근무했던 박씨의 자택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 등으로부터 우수한 업무 수행으로 받은 표창장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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