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시인 홍인숙씨 ‘백두산아 한라산아’ CD·노래집 나와
두 얼굴 한 백두산아 한라산아
열지 못하는 열지 못하는 두 가슴들아
너희 한줄기에서 흐르는 쓰린 눈물들이 서러운 벽을 뚫고 하나로 흐르고
노여운 강물은 울며 흐르는데
두 얼굴 한 백두산아 한라산아
믿음 없는 두 얼굴아 어울리지 않는 두 마음아
긴긴 세월 긴긴 세월 버티고 서서
한 세대를 한 세대를 울리는 구나…
두 얼굴 한 백두산아 한라산아
열지 못하는 열지 못하는 두 생각들아
너희 한줄기에서 흐르는 햇살도 마다하고 먹구름 속의 슬픈 피리소리
내어
노여운 강물은 울며 흐르는데
1990년 통일음악회서 작시
이산가족의 한 절절히 담아내
남북 가족상봉때 울려퍼져
이산가족의 한이 서린 가곡 ‘백두산아 한라산아.’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노래한 이 곡의 작사가는 LA의 원로 시인 홍인숙씨(사진)다.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씨가 홍인숙씨의 시에 곡을 붙여 지난 2002년 발표한 이 가곡은 그해 8월 KBS FM 신작 가곡 특집방송에서 테너 신동호씨의 목소리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에서 불러져 왔다.
홍씨가 이 시를 쓴 것은 1990년 남북 통일음악회가 처음 열렸던 평양에서다. 그는 “당시 북측이 마련한 만찬회에 함께 했던 재독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님이 백두산의 물을, 서울대 황병기 교수가 한라산의 물을 섞으며 통일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고 ‘백두산아 한라산아’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홍씨는 당시 북한에 살고 있는 친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시로 옮겼다. 함경남도 홍원 출생인 그는 8.15 해방 직후 서울에서 유한양행에 다니던 아버지 홍형의씨를 만나려고 어머니와 함께 길을 나섰다가 언니와 생이별했다.
그후 홍씨는 지난 90년 어머니를 모시고 통일 음악회에 참석키 위해 북한을 방문한 길에 그리운 언니와 다시 상봉했으며 뼈아픈 고통의 세월만큼 늙은 언니에 대한 안타까움,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시를 쓰게 됐다.
홍씨는 이밖에도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노래한 ‘어머니사랑’(신귀복 작곡),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는 ‘그리운 어머니’(김동진 작곡), 향긋한 봄 냄새를 노래한 ‘오솔길’(신귀복 작곡), 통일을 기원하는 ‘철조망의 조국’(김동진 작곡) 등의 가곡을 작사했으며 그동안 시를 써서 노래로 작곡된 20곡을 담은 신작예술가곡집 ‘백두산아 한라산아’를 지난 연말 펴냈다.
아울러 LA코리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CD 2장도 발매했다.
이화여대 간호학과에서 2년간 수학하다가 숙명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한 홍씨는 80년에 미국 이민, 55세에 은퇴한 후 시를 쓰기 시작했다. 97년 신동아에 시 당선했으며 미주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신작시 신작가곡운동 심의위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회·한국예술가곡협회 등에서 활동한바 있다.
저서로는 ‘신작예술가곡집’ ‘한국가곡관현악집’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묻어다니는 마음’ ‘바람의 세월’ 등을 내놨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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