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조직 연계 비난 받는 스피처 뉴욕지사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크리스틴으로 불리는 미모의 여성이 수도 워싱턴의 유서깊은 호텔인 메이플라워호텔에 도착한 것은 밸런타인데이 전날인 2월13일 저녁 9시였다.
잘 나가던 정치인인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를 성매매 파문에 휩싸이게 만든 문제의 밤은 이렇게 시작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수사기록을 토대로 스피처 주지사가 문제의 성매매를 한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키 165㎝에 몸무게 48㎏의 크리스틴이 이날 밤 호텔방 871호에서 만나기로 돼있는 사람은 ‘9번 고객’으로, 전에도 만났던 고객이었다.
수사 관계자들이 스피처 주지사라고 확인한 ‘9번 고객’이 지불키로 한 금액에는 그녀가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오는 기차비와 호텔비, 룸서비스 비용 그리고 화대까지 포함돼 있었다.
크리스틴은 호텔의 VIP층에 있는 871호에 들어가자 매춘조직인 엠퍼러스클럽 VIP에서 만남을 주선하는 사람인 테메카 루이스에게 전화를 걸었고 루이스는 그녀에게 고객이 도착해서 방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날 밤 871호는 ‘9번 고객’이 전부터 사용해왔던 가명인 조지 폭스로 예약돼 있었다.
‘9번 고객’은 전달에 엠퍼러스클럽에 전화해 이날 밤을 예약했고 선금으로 보이는 현금을 우편으로 보냈다.
이 고객이 성매매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수사기록에는 루이스가 엠퍼러스클럽의 소유주인 마르 브레너에게 ‘9번 고객’ 이름으로 400~500달러의 잔고가 남아있고 이 고객이 이 돈을 다음번 예약을 위해 쓰고 싶어한다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또 전날 밤인 12일 루이스가 이 고객에게 선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하자 이 고객은 전과 같은 방식으로 보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돈 문제에 관한 얘기가 끝나자 루이스는 크리스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다음날(13일) 뉴욕 펜실베이니아역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오후 5시39분발 기차를 타라고 얘기했다.
루이스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직후 이 고객은 루이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어떤 여성이 올 것인지를 물었고 크리스틴이 갈 것이라는 대답을 듣고는 매우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의 당일 밤 이 고객은 오후 7시50분께 루이스에게 전화를 해 크리스틴이 어떻게 호텔 데스크에 이름을 제시하지 않고 몰래 방에 먼저 들어갈 수 있을지를 논의했고, 결국 방문을 조금 열어두는 것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이날 밤 이 고객이 예약한 시간은 총 4시간이었다.
그러나 크리스틴이 일을 끝내고 루이스에게 문제메시지를 보낸 시간은 오전 0시2분으로, 예약한 시간이 한시간 가량 남아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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