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투항시한 임박 속 동조시위 확산
티베트에 잔류중인 교민 10여명 안전 우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티베트(시짱.西藏) 시위대 투항 시한인 17일 자정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라싸(拉薩)에 치안병력을 추가로 파견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Tibetan Centre for Human Rights and Democracy, HO )
특히 라싸에서 발생한 티베트 시위대의 분리독립 요구 시위가 쓰촨(四川)성 등 중국 주변지역은 물론 전 세계 중국 외교공관으로 확산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투항 시한을 넘긴 18일부터 시위 조기 진압을 위한 무차별 검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아직도 라싸에 잔류하고 있는 한국 교민 10여명의 신변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 티베트 시위대 무차별 검거 임박 = 중국은 티베트 시위대에 통첩한 투항 시한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피해상황을 선전하는 등 티베트 시위대를 검거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고 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밤 10시(한국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이 16개 국가에 위치한 재외 중국대사관 등 외교공관을 파괴하고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류 대변인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각지 16개국 소재 중국대사관 등 외교공관에서 티베트 분리주의 세력들이 외교공관 차량과 건물을 공격하고 외교관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창바 푼콕(向巴平措) 중국 시짱자치구 정부 주석도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티베트 시위대에 대해 최투 통첩 시한인 17일 자정까지 투항할 것을 권고했다.
창바 주석은 투항하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법적인 범위 내에서 선처를 베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해 18일부터 무차별 검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폭도들의 범죄행위로 민간인 1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차량 56대와 민가 214채가 파손됐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살상용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티베트 망명정부 중국 설득 호소 =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이 제시한 티베트 시위대 투항 시한이 임박하자 중국 정부에 티베트 탄압을 중단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날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긴급 호소문에서 중국 정부가 정한 투항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호소문은 망명정부는 유엔과 각국 정부 및 의회는 물론 티베트 지지단체가 나서 티베트 탄압을 중단하고 연행자를 풀어주는 것은 물론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도록 중국 정부를 설득해달라고 촉구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우리는 특히 유엔 인권이사회가 즉각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해 심각한 티베트 사태가 더욱 위중해지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방 외신들은 티베트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시위대 투항 시한인 17일 라싸에 추가 시위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치안병력이 추가 파견되고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티베트 분리독립 동조시위 확산 = 티베트 분리독립 요구 시위가 발생한 라싸에서는 시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주변지역의 티베트인 밀집지역에서는 동조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외신들은 티베트 관련 단체들의 주장을 인용해 16일 오전 10시께 쓰촨성 아바에서 티베트 승려와 주민 1천여명이 동조 시위에 나서면서 저지하는 공안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관공서와 경찰서를 공격하고 경찰 차량에 방화를 하자 현지 공안들이 발포를 하면서 티베트인이 적어도 7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아바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은 인민해방군 차량 수백대가 밤새도록 아바 시내로 진입했다고 전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간쑤(甘肅)성 마추에서도 시위대 300-400여명이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이며 정부 청사를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고 자유티베트캠패인(FTC)이 전했다.
특히 티베트 학생 100여명이 간쑤성 성도 란저우(蘭州)에 위치한 베이시(北西)소수민족대학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위가 대학교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이밖에 칭하이(靑海)성 등 티베트와 인접한 다른 지역에서도 티베트의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동조시위가 발생했다고 티베트 관련 단체들이 주장했다.
◇ 한국 교민 10여명 티베트에 잔류 = 18일부터 중국 공안들의 대대적인 검거선풍이 불 것으로 보이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는 현재 한국 교민 10여명이 머물고 있어 안전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한국 교민 10여명이 라싸에 체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락이 가능했던 한국인 여행객 4명에 대해서는 시위현장을 벗어나도록 조치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라싸에 장기 거주 한국 유학생과 종교인 10여명이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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