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시한까지 투항.자수한 시위대 없어
라싸에 공수부대 투입해 반체제인사 검거 돌입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 티베트(시짱.西藏)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중국의 심장 베이징(北京)과 중국 재외공관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티베트 수도 라싸(拉薩)에서 시위대 투항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18일부터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투항 최후통첩 시한을 넘긴 뒤 시위대를 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밝혀 대대적인 시위대 검거 작전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망명 티베트인들은 중국 공안들이 라싸에서 반체제인사들을 검거하기 시작했으며 거리에는 무장 경찰이 요소요소에 배치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유혈 시위사태를 조기 종식하기 위해 라싸에 공수부대를 포함한 치안 병력을 추가로 파견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고 외신들이 목격자들의 말을 빌어 전했다.
중국 정부가 통보한 투항시한인 17일 자정까지 당국에 투항 또는 자수한 시위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은 대대적인 검거를 위한 명분을 쌓아왔다.
라싸의 일부 사원에는 시위를 주도한 승려들이 모여 있어 병력이 사원에 진입할 경우 상당수의 희생자가 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티베트 독립 요구 시위는 17일 베이징까지 확산됐다. 베이징시 하이뎬구의 중앙소수민족대학에서 50여명의 학생이 연좌시위를 벌여 경찰이 출동했지만 충돌은 없었다고 익명의 목격자들은 말했다.
중국이 무차별 검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아직도 라싸에 잔류하고 있는 한국 교민 10여명의 신변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 시위대 무차별 검거 임박 = 중국은 티베트 시위대에 통첩한 투항 시한을 앞두고 피해상황을 선전하는 등 티베트 시위대를 검거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밤 10시(한국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이 16개 국가에 위치한 재외 중국대사관 등 외교공관을 파괴하고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창바 푼콕(向巴平措) 중국 시짱자치구 정부 주석도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위대에 대한 투항을 권고하면서 투항하면 법적인 범위 내에서 선처를 베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해 18일부터 대대적인 검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병력 투입 = 런던에 본부를 둔 자유티베트캠페인(FTC)의 매트 위티케이스 대변인은 중국의 대규모 병력이 라싸에 긴급 공수됐다고 말했다.
쓰촨(四川)성 아바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은 인민해방군 차량 수백대가 밤새도록 아바 시내로 진입했다고 전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 설득 호소 =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이 제시한 티베트 시위대 투항 시한이 임박하자 중국 정부에 티베트 탄압을 중단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날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긴급 호소문에서 중국 정부가 정한 투항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티베트 분리독립 동조시위 확산 = 시위의 진원지인 라싸에서는 시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17일에는 베이징에까지 확산됐다.
베이징의 중앙민족학교에서는 50여명이 중국 정부의 티베트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 티베트인를 비롯한 소수 민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이 대학에서 벌어진 시위는 경찰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충돌 없이 끝났다.
또 티베트 학생 100여명이 간쑤성 성도 란저우(蘭州)에 위치한 베이시(北西)소수민족대학에서는 티베트 학생 100여명이 연좌농성을 벌이는 등 시위가 대학교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중국 주변지역의 티베트인 밀집지역에서도 동조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 티베트에 잔류 교민 안전 우려 = 중국 공안의 대대적인 검거선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는 현재 한국 교민 10여명이 머물고 있어 이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주중 한국대 사관 관계자는 현재 한국 교민 10여명이 라싸에 체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d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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